【 청년일보 】 지난해 가구 소득분배가 3년 만에 악화했다. 상·하위 20% 소득격차(5분위 배율)가 5.78배로 벌어지며 소득 불균형이 확대됐다. 최근 완만한 개선 흐름이 멈춘 셈이다. 반면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은 취업 확대와 연금 수급 증가로 분배지표가 되레 개선되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평균소득은 7천427만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이는 2019년(1.7%)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근로·사업·재산 등 주요 소득 증가가 일제히 둔화하면서 전체 증가 폭을 끌어내렸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5.6%에서 2.4%로, 사업소득은 5.5%에서 2.1%로 떨어졌다. 재산소득도 28.1%에서 9.8%로 크게 둔화했다. 반면 공적이전소득(7.6%)과 사적이전소득(2.9%)은 전년의 마이너스 흐름에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소득 증가세는 상위 계층에 집중됐다. 5분위(상위 20%) 소득은 1억7천338만원으로 4.4% 늘어난 반면, 1분위(하위 20%)는 3.1%, 2분위는 2.1% 증가에 그쳤다. 연령별로도 차이가 두드러졌다. 50대(5.9%)와 60세 이상(4.6%)은 평균보다 높았지만, 40대(2.7%)와 30대 이하(1.4%)는 사실상 제자리 수준이었다.
국가데이터처는 "50대는 근로·사업·재산소득이 고르게 늘어난 반면, 30대 이하에서는 사업소득이 감소하고 재산소득 증가도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 가구주 소득은 50대가 9천41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40대 9천333만원, 39세 이하 6천758만원, 60세 이상 5천767만원 순이었다.
분배지표는 일제히 악화했다. 빈부격차와 계층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0.325)는 전년 대비 0.002p 상승하며 2021년 이후 3년 만에 증가했다. 5분위 배율도 5.72배에서 5.78배로 확대됐다. 이는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보다 5.78배 많다는 의미다.
연령대별로도 흐름이 엇갈렸다. 18~65세 근로연령층의 지니계수(0.303)와 5분위 배율(5.01)은 모두 악화한 반면, 66세 이상 은퇴층은 지니계수(0.377·0.003p 감소)와 5분위 배율(6.90·0.21 감소)이 개선됐다. 은퇴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7.7%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령층 취업 증가, 연금 수급 확대, 재산소득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비소비지출도 늘었다. 가구당 평균 비소비지출은 1천396만원으로 5.7% 증가했다. 구성은 세금 472만원, 공적연금·사회보험료 448만원, 이자비용 271만원 순이었다.
전체 가구의 83%는 여전히 은퇴 전이며, 예상 은퇴 연령은 평균 68.6세였다. 은퇴 후 적정 생활비는 월 341만원으로 집계됐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