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환율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연간 650억달러 규모의 외환스와프(FX Swap) 계약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외환시장 수급 불안을 완화하고 국민연금의 환율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올해 말 만료 예정이던 국민연금공단과의 외환스와프 거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해외 자산 투자 과정에서 달러가 필요할 경우 연간 650억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 보유액을 활용해 달러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5년도 제7차 회의에서 '국민연금기금 한시적 전략적 환 헤지 기간 연장(안)'과 '목표초과수익률 설정방안(안)'을 심의·의결했다.
기금위는 지난해 12월 환율 급등 이후 환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전략적 환 헤지 기간을 올해까지로 한시 연장한 바 있다. 최근에도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해당 조치를 내년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외환당국은 외환스와프가 외환시장 불안 시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해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역시 환율 급등 국면에서 외환스와프를 활용한 환 헤지가 해외 투자에 따른 환율 변동 위험을 완화하고 기금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외환스와프는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 매입을 위해 달러가 필요할 때 외환 보유액에서 달러를 공급받고, 만기에 이를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거래 기간 중 외환 보유액은 일시적으로 감소하지만 만기 시 전액 환원된다.
아울러 기금위는 전략적 환 헤지를 시장 상황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탄력적 운용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금운용본부의 성과 평가 기준이 되는 '목표초과수익률'도 확정됐다. 기금위는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초과수익 창출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22~2026년 5년 누적 목표 초과수익률을 0.248%포인트로 설정했다.
또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국민연금·한국은행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의 논의 배경과 향후 공동 연구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당국은 지난달부터 해당 협의체를 가동해 달러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뉴 프레임워크' 마련을 논의 중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기금은 1천400조원 규모로 GDP의 50%를 넘는 수준이며, 연금 개혁에 따라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며 "기금 수익성을 지키면서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화롭게 관리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 체계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천477.9원까지 상승했다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2.7원 내린 1천471.0원에 마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