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환율 "1,600원 돌파"…중동發 쇼크 속 유학생·주재원 '냉가슴'

등록 2026.03.31 17:30:24 수정 2026.03.31 19:01:33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외환당국 스와프 타진 속 보유액 투입 검토
유류세 인하 확대 등 민생 물가 방어 총력전

 

【 청년일보 】 미국과 이란 간의 전면전 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31일 인천국제공항 내 환전소의 환율이 마침내 1,600원 선을 넘어섰다.

 

이날 오후 12시 46분 기준 인천국제공항 내 KB국민은행 환전소의 원·달러 환율(현찰 매수)은 1,600.09원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4.4원 상승한 1,530.1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데 따른 결과다.

 

공항 현장에서는 급등한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해 환전을 포기하는 이들이 나타나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환율 폭등은 해외 유학생과 주재원 등 현지 체류자들에게 시련이 되고 있다.

 

송금 시점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원화 부담에 유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비와 체류비를 감당하기 위해 빚을 내야 할 처지"라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현지 물가 상승세와 맞물린 환율 쇼크로 인해 주재원들의 실질 소득도 급감하며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물 환율 1,600원 돌파를 '재난 수준'으로 규정하며 귀국을 고민하는 절박한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급등한 배경에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폭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무역수지 악화 우려가 원화 가치를 급격히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여기에 전쟁 불확실성으로 인한 안전자산 쏠림 현상과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매도가 환율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원화는 세계 최약체 통화 중 하나로 전락했다.

고유가와 고환율의 이중고는 국내 물가 압박을 넘어 제조 기업의 수익성까지 뿌리째 흔들고 있다.

 

환당국은 실물 달러 매도 등 미세조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거대한 파고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통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할 방침이지만, 시장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같은 획기적 카드가 나오지 않는 한 1,600원대 고환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의 선제적 투입을 통해 통제 불능 수준의 환율 방어에 나선다.

 

단순한 구두 개입을 넘어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중심으로 시장 공급 물량을 늘려 변동 폭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입 물가 폭등에 대응하여 4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법정 최고 한도까지 확대하고, 필수 식료품에 대한 할당관세를 추가 인하하는 등 긴급 민생 대책을 병행한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영세 자영업자와 한계 기업을 대상으로 정책 자금 지원 및 대출 만기 연장을 검토하며 실물 경제로의 위기 전이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에 글로벌 경제의 성장둔화 우려가 확산하며 국채 금리 하락과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당국의 1차 사수라인인 1,520원대 부근에서 경계심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동발 전황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공항 환전소는 높은 임대료와 24시간 운영비 등 막대한 고정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데다, 출국 직전의 긴급 수요를 독점하는 구조적 특성상 낮은 우대율이 적용되어 시중보다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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