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HBM3E'가 대세…HBM4 주도권 놓고 삼성·SK '정면승부'

등록 2025.12.28 09:47:14 수정 2025.12.28 09:47:14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블랙웰·H200 효과에 수요 지속…내년까지 '주력 메모리' 유지
2027년 HBM4 본격 개화…삼성 파운드리·SK 수율 경쟁 본궤도
엔비디아 의존도 완화·ASIC 부상…HBM 시장 판도 변화 '촉각'

 

【 청년일보 】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내년까지는 5세대 제품인 'HBM3E'가 주력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는 2027년 본격 개화가 예상되는 6세대 'HBM4' 시장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주도권 경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블랙웰'에 HBM3E가 적용되고, H200의 대(對)중국 수출 재개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HBM3E 수요는 적어도 내년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구글·브로드컴·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문형 반도체(ASIC) 업체들이 HBM3E 채택을 늘리며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LS증권은 내년 전체 HBM 생산에서 HBM3E 비중이 66%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87%)보다는 낮아지지만 여전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HBM 시장 점유율 약 60%로 1위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우위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HBM3E 초기 양산과 엔비디아 공급에서 경쟁사보다 앞서며 현재도 엔비디아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SIC 고객사로의 공급도 확대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HBM3·HBM3E 수요에서 엔비디아 비중이 63.8%로 다소 낮아질 수 있지만, 여전히 최대 수요처 지위는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은 차세대 HBM4에서의 판도 변화다. HBM4는 성능 개선을 넘어 베이스 다이와 파운드리 공정 협업 비중이 커지면서 기존 세대와는 다른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이 내년 하반기 HBM4 탑재를 시작하면, 시장은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TPU 8세대', 아마존의 '트레이니움 4세대', 마이크로소프트의 'Maia 300' 등도 2027년 전후로 HBM4 채택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HBM4 출하량은 2027년 HBM3E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HBM4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4나노 기반 베이스 다이와 6세대 10나노급(1c) D램 공정을 적용해 내부 평가에서 초당 11.7Gbps 수준의 업계 최고 성능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TSMC 12나노 베이스 다이에 5세대 10나노급(1b)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4 SiP(System in Package) 테스트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는 분석도 나오며, 내년 초 본격 양산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약 133조원으로 제시하며, 추가 설비 투자의 상당 부분이 HBM4용 1c 공정에 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업계에서는 안정성·수율·발열 관리·대량 공급 능력에서 강점을 가진 SK하이닉스가 HBM4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9월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에 대량 유상 샘플을 공급한 상태로, 내년 초 최종 제품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3E가 당분간 시장을 지배하는 가운데, HBM4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공급망 경쟁은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의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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