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 '격화'…"사망자 급증"

등록 2026.01.12 08:45:36 수정 2026.01.12 08:45:36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인터넷·통신 차단 속 인권단체 "최대 수천명 희생 가능성"
미·이스라엘 개입 가능성 거론에…이란 "강경 대응" 경고

 

【 청년일보 】 이란의 심각한 경제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2주 넘게 이어지면서 사상자 규모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란 당국이 강경 진압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개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시위 15일째인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92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 단체가 불과 이틀 전 발표한 51명에서 약 4배 급증한 수치다.

 

IHR은 이란 정부가 최근 60시간 이상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한 점을 언급하며 "확인되지 않은 보고에 따르면 사망자가 2천 명을 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9∼10일 사이 사망자가 집중 발생했으며, 테헤란의 한 영안실에서는 시위 참가자로 추정되는 시신 수백 구가 목격됐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밝혔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사망자가 시민 490명, 군·경 48명 등 총 538명에 이르며, 체포된 인원도 1만600명을 넘어섰다고 집계했다. 이는 하루 전 발표된 사망자 수(116명)에서 약 5배 증가한 것이다.

 

앞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테헤란의 한 의사를 인용해, 수도 내 6개 병원에서만 최소 217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다수가 실탄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IHR의 마무드 아미리모가담 이사는 "특히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 이후 벌어지고 있는 시위대 학살은 우리가 파악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이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란 검찰이 시위대를 '모하레베(알라의 적)'로 규정한 데 대해 "사형을 위협하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주부터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하고, 일부 지역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다. 외부와의 소통이 차단된 시민들 중 일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이용해왔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연설에서 "안보·국방 기관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강경한 진압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그는 "국민의 시위는 정당하며 대화할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도 "소수의 폭도들이 사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폭동과 공공시설 공격, 모스크 방화, 쿠란 훼손 등을 거론하며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부 세력이 국내외에서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테러리스트를 들여와 범죄를 저질렀다"며 책임을 외부로 돌렸다.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 가능성 언급에 대해 "망상"이라고 비난하며 "이란이 공격받을 경우 역내 모든 미군 기지와 군사시설, 함선은 합법적인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3일 이란 시위 사태와 관련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보고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각료회의에서 "이란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페르시아 민족이 폭정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밝혀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도 "시위는 이란의 내정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필요하다면 강력한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군사 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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