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HD현대중공업이 선박의 주요 원재료인 후판 가격 하락과 고선가 선박 인도로 역대급 수익성 향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원가 절감에 내포된 회계적 일회성 요인과 급증하는 인건비 등 구조적 리스크가 '숨은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연결 기준 2025년 3분기 말 누적 영업이익은 1조 4천6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천230억원 대비 3.45배 가량 폭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4년 연간 4.87%에서 지난해 3분기 11.81%로 대폭 상승했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으로 원가 절감이 지목된다. 2023년 말 톤당 평균 113만 원에 달했던 후판 가격은 지난해 3분기 말 91만7천원까지 18.84% 하락했다. 이에 따라 2023년 94.52%에 달했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3분기 말 83.12%까지 하락했다. 과거 수주한 고선가 물량이 본격적으로 건조 공정에 진입한 점도 실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의 일부가 회계상의 조정이나 외부 변수에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88억원, 지난해 2분기 66억원 등 과거 설정했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환입하며 매출원가를 차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공정 효율화와 선가 상승으로 손실부담계약충당부채가 환입된 점도 영업이익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는 실제 현금 유입과는 거리가 있는 '장부상 이익'으로 원가 하락세가 멈추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더 큰 문제는 구조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고정비다. 후판가는 하락했지만, 조선업계의 인력난으로 인한 노무비와 외주가공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인건비만 약 8천937억원에 달하며, 협력사 단가 인상 요구 또한 거세지는 추세다.
특히 공수(Man-hour, 일정한 작업에 필요한 인원수를 노동 시간으로 나타낸 수치)는 향후 실적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HD현대중공업은 "추정총계약원가는 재료비, 노무비 및 공사기간 등의 미래예상치에 근거하여 산출되며 환율, 강재가격 및 생산공수의 변동에 따라 변동될 위험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숙련공 부족 등으로 생산 공수가 예정보다 10% 증가하면, 회사의 당분기손익은 1천915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부담해야 할 미래 손익 감소분은 6천505억원에 달했다. 후판가 하락으로 번 돈의 상당 부분을 공정 지연 리스크가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 변수인 원자재 가격에 기대기보다, 내부적인 비용 통제와 공정 효율화를 통한 원가 절감으로 '구조적 안정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HD현대는 조선업계 최초로 선박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공정을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자동화 생산체계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원가 부분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구체적으로 하나의 플랫폼에 설계 3D 모델링(CAD), 선박 생애주기 관리(PLM), 디지털 제조(DM) 등 선박 건조의 핵심 시스템을 통합 관리해 생산성 혁신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HD현대로보틱스와 '생산 공정 자동화 및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조선업 전반의 수작업 중심 공정을 혁신하고, HD현대의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와 연계해 로봇·AI 기반의 자율 운영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단순한 설비 자동화를 넘어 조선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핵심 과제"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고, 글로벌 조선업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또한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갖춰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에 집중해 나가겠다"며 "친환경 기술 혁신과 품질관리에 더욱 박차를 가해 지속적인 성장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