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 이래 군 전력 예산 '최대규모' 편성…獨, K-방산 위협 속 '대항마' 급부상

등록 2026.02.25 08:00:00 수정 2026.02.25 08:00:10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獨, 2026 국방 예산안 발표…1천80억 유로 국방비 편성
전통 제조업 강국 귀환에…K-방산 실질적 위협 우려 일성

 

【 청년일보 】 최근 유럽 시장에서 수주 낭보를 전해온 K-방산이 거대한 전환점에 직면했다. 독일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군전력 재무장에 속도를 내면서, 그동안 K-방산이 누려온 '빠른 납기'와 '가성비'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독일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지속해온 국방비 축소 기조를 선회, 군비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가 발표한 '2026년 국방 예산안'을 살펴보면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 규모인 총 1천80억 유로(약 156조원)를 국방비로 편성했다.

 

독일의 재무장 의지는 구체적인 예산 편성 내역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독일은 일반 국방 예산 중 무기 조달 분야에만 전년 대비 72% 이상 급증한 약 381억 3천300만 유로(약 55조2천억원)를 배정했다. 

 

여기에 독일 정부가 헌법 개정까지 감행하며 군사력 증강을 위해 조성한 '특별자산 계정'에서 약 255억1천만 유로(약 37조원)가 추가로 투입키로 했다. 

 

결과적으로 일반 조달 예산과 특별자산을 모두 합친 독일의 실질적인 무기 확보 및 연구개발(R&D) 비용은 무려 640억 유로(약 92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한국의 2026년 방위력 개선비(약 20조원)와 비교하면 4.6배나 많은 규모다.

 

독일의 재무장 전략은 K-방산의 핵심 수출 품목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K2 전차의 강력한 라이벌인 레오파르트(Leopard) 2 전차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두드러진다.

 

독일 정부는 레오파르트2 전차의 유지 및 보수에 약 12억 1천300만 유로(약 1조7천600억원)를, 신규 구매에는 5억 4천68만 유로(약 7천850억원)를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 전차 분야에 쏟아붓는 예산만 합쳐도 한국의 K2 전차 양산 및 개량 예산(3천549억원)보다 7배 많은 규모다.

 

전문가들은 독일의 천문학적 예산 투입은 독일 방산 시스템을 소량 생산 위주의 '수공업 방식'에서 벗어나, 언제든 무기를 쏟아낼 수 있는 '대량양산 체제'로 전면 개편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과거 독일은 전범 국가로서 군비 재무장이나 강화에 민감해 소량 생산 위주의 수공업 방식을 채택하는 등 제약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언제든 무기를 쏟아낼 수 있는 대량 양산 체제로의 전면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K-방산은 핵심 경쟁력이었던 신속한 납기 준수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유럽 시장을 공략해 왔다. 이를 통해 EU 회원국에 주력 무기체계를 잇달아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독일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본격적인 대량양산 체제를 구축하게 될 경우 자칫 K-방산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 국가들로서는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난 독일을 통해 신속한 수급을 보장받을 수 있는 만큼, 한국산 무기를 선택할 유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독일이 자국의 방위 기반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은 우리가 강점으로 내세웠던 납기 준수 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앞지를 수 있다는 뜻"이라면서 "우리에게 적신호가 켜진 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무기 체계의 생산 기반과 기술 역량을 단 1~2년 만에 한국을 추월하는 것은 독일로서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 "독일의 제조 역량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그 이후부터는 우리가 자부해온 납기와 가격 경쟁력이 충분히 추월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독일이 국방비를 가파르게 축소하면서 방산 기반과 공급망이 많이 무너졌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근 독일의 국방비 증액은 우리에게 분명한 위협이지만, 무너진 공급망이 회복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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