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삼성전자 등 계열사 하이테크 공사 감소에 영업이익이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연속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10년 넘게 표류 중인 해외 대형 프로젝트들의 준공 지연과 미청구공사 잔액이 향후 재무 건전성의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액은 14조1천485억원으로 전년 18조6천547억원 대비 24.15% 감소했다. 2023년 매출액이 19조3천1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년 연속 매출액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물산 매출액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46.1%에서 2024년 44.2%, 2025년 34.7%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2025년 영업이익은 5천354억원으로 전년 1조12억원 대비 46.51%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을 두고 삼성물산은 "매출 및 영업이익 주요 감소 원인은 하이테크 대형 프로젝트 준공 및 주요 공정 종료에 따른 이익감소"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수익성 부진을 두고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등 하이테크 공사 물량 감소를 지목했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025년 1~9월의 경우 주요 계열사의 투자 조절 및 하이테크 공사 준공으로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3천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전사 대비 영업이익 비중도 15.7%로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선지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비우호적인 국내 주택 경기,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삼성전자의 투자 시점 조정 등으로 당분간 건설부문의 외형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수익성 둔화 국면에서 해외 현장의 종료·정산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부 현장은 계약상 납기가 이미 지났지만 2025년 말 현재 발주처가 요구한 추가 공사 등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삼성물산은 발주처와 계약기간 연장을 협의하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Pkg.1은 계약상 납기가 2022년 1월이었지만 2025년 말 현재도 추가 공사 등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계약기간 연장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알제리 나마(Naama) 역시 계약상 납기가 2024년 4월이지만 같은 이유로 계약기간 연장을 협의 중이다.
알제리 모스타가넴(Mostaganem) 복합화력 발전소 사업은 2014년 착공한 장기 프로젝트로 현재 계약 종료 예정일이 2027년 2월 8일로 잡혀 있다. 공시 상 종료 시점이 다시 뒤로 밀리면서 장기화 양상이 이어져 회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방글라데시에서도 공사 장기화 사례가 이어진다. Dhaka Airport는 계약상 납기가 이미 지났지만 2025년 말 현재 추가공사 등이 진행 중이며 계약기간 연장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메그나하트(Meghnaghat) 718MW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지난해 11월 공시에서 공사 종료일이 미정으로 변경됐고, 회사는 발주처와 종료일을 협의 중이다.
이 같은 해외 현장의 공사기간 연장과 종료일·계약금액 협의는 대금 회수 시점을 늦추고 정산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물산의 2025년 말 기준 도급공사계약 관련 미청구공사는 1조7천256억원이다.
미청구공사는 공사 진행분을 매출로 인식했지만 아직 청구권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청구가 이뤄지지 않은 금액이다. 향후 공사비 정산 과정에서 발주처와 이견이 커질 경우 일부 금액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원전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루마니아의 체르나보다 원전 3·4호기 프로젝트에 관심이 쏠린다. 이 사업은 그간 한국 정부와 공기업이 주도해온 ‘팀 코리아’ 방식의 수주 공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원전 사업에 미국 엔지니어링 기업인 플루어(Fluor)의 시공 파트너로 참여한다. 총 사업비만 약 20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2027년경 착공이 예상된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파이프라인은 팀 코리아 프레임에 한정돼 있던 삼성물산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기존 인식에서 벗어날 중요한 터닝 포인트"라며 "이는 향후 대형 원전 수주기회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원전 사업을 중기 성장 축으로 재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라고 분석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추진 중인 SMR 프로젝트에 더해 팀코리아 및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협력을 통한 신규 대형원전 등 수주 파이프라인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은 "데이터센터, 공항 등 기술 특화 상품 수주를 확대하고 에너지 솔루션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며 "기존 EPC(설계·조달·시공) 수행에서 프로젝트 개발 및 운영 단계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 사업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사업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