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소액주주들이 주주 권익 플랫폼 ‘액트(Act)’를 중심으로 빠르게 결집하며 경영진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액트를 통해 모인 한화솔루션 주주는 14시38분 기준 2천700명으로 나타났다.
확보된 주식 수는 277만8384주주(결집액 1천43.3억원)로 지분율은 1.62% 수준이다. 이날 오전 10시 45분 1.47%였던 지분율은 11시 15분 즈음 '검사인 선임 청구'가 가능한 마지노선인 1.50%를 돌파했다. 이후에도 12시 18분 1.53%, 13시 41분 1.56%를 기록하는 등 주주들의 결집이 실시간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현행 상법상 상장사 지분 1.5% 이상을 6개월간 보유한 주주는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이는 회사의 업무 집행이나 재무 상태에 부정한 행위가 의심될 때 법원에 전문 조사관 파견을 요청하는 소수주주권이다.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이 회계 장부와 경영 전반을 조사해 그 결과를 법원과 주총에 보고하는 만큼, 지분율 1.5% 돌파는 경영 내부를 외부 전문가 시각에서 검증할 수 있는 '조사 전권'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향후 지분율이 3%를 넘어설 경우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이사·감사 해임, 회계장부 열람권 등 강력한 주주권 행사가 가능해지는 만큼 한화솔루션 측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증자의 방식과 시점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42%에 달하는 7200만주(약 2조3천976억 원)를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특히 증자 발표 불과 이틀 전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측이 관련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는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이미 계획이 확정된 상황이었음에도 주총 현장에서 입을 닫은 것은 주주 기만이라는 지적이다.
자금 조달 목적 역시 비판의 중심이다. 총 조달 자금의 62%인 1조4천899억 원이 채무 상환용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2022년 171.8%에서 지난해 말 196.3%까지 치솟는 등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상태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경영진의 실책으로 쌓인 부채를 주주들의 주머니를 털어 메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제3자 배정이 아닌 주주배정 방식을 택한 것을 두고 대주주인 한화의 지분율 희석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액트 측은 "지난 3월 24일 주주총회 현장에서, 한화솔루션 경영진은 주주들에게 미래 비전을 약속하며 웃음 지었지만 불과 이틀 뒤인 26일, 기존 주식 수의 무려 42%를 새로 발행하겠다는 '유상증자 폭탄선언'이 이루어졌다"며 "이는 명백하게 정보비대칭을 이용한 주주 기만으로 대규모 증자 규모를 고려할 때 이미 주총 전부터 모든 준비가 끝났을 것임에도, 회사는 주총에서 입을 다물었다"고 지적했다.
또 "진정으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 했다면, 주주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기 전 오너 일가의 승계 구도와 얽힌 비핵심 자산부터 매각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경영진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산 매각 대신 '주주 배정 유상증자'라는 가장 쉬운 길, 즉 소액주주를 희생시키는 길을 택했다"고 꼬집었다.
액트는 이번 사태를 전형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사례로 규정하고 실력 행사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금감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공시 전 발생한 이상 주가 하락 등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대한 제보 수집에도 착수했다. 이미 지난달 31일 주주 300여 명의 뜻을 모아 금융감독원에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유상증자 공시 전 발생한 이상 주가 하락에 대한 제보를 수집 중이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유상증자로 주주 가치 훼손이 크게 일어났기 때문에 주주들의 뜻을 모으고 있다"며 "또 국민연금도 한화솔루션 지분이 5%를 넘는 주주인 만큼 책임감 있는 행동을 촉구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한화솔루션에서 주주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과와 함께 적절한 대책을 논의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증자 철회 결정은 경영의 영역이기 때문에 간섭할 수 없지만 그에 준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화솔루션은 주주들의 반발과 관련한 입장문 발표 등의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며 간담회 등 개인 주주 의견 청취를 위한 창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오는 3일 개인투자자 간담회를 앞두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어떤 사안이 발생하면 그에 입장은 꾸준히 밝히고 있지만 별도로 언제 특정 입장을 낼 거다 이런 계획은 아직 없다"며 "다만 개인 주주와 소액 주주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창구가 없었기 때문에,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주주 간담회 등 일정도 예정돼 있고 기관 투자자들과 꾸준히 설명회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