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8일 기준 전국적으로 2022명에 달하는 등 빠르게 확산된 데 따라 이를 이용해 영업을 나서고 있는 보험사와 설계사가 있어 빈축을 사고있다.
특히, 코로나19 보장이 되는 보험이 별도로 마련된 것처럼 보험가입을 종용해 국민의 고통과 불안감을 이용한 상술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캐롯손해보험은 이달 초 '캐롯 단기 질병안심보험'을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3개월간 코로나19로 인한 입원과 사망비를 보장하며 지난 4일부터 2주 동안 한시 판매됐다.
'캐롯 단기 질병안심보험' 상품은 라이트형과 스탠다드형 등 2종류다. 두 상품 모두 치료비의 경우 국가에서 전액 지원하므로 보장에서 제외했다.
라이트형 보험료는 남자 35세 기준 최저 8560원, 여자는 7110원이다. 사망보험금 5000만원, 입원 위로금 하루당 1만원을 지급한다. 입원 위로금은 120일 한정이다.
스탠더드형의 경우 35세 남자 최저 1만7120원, 여자 1만4230원이다. 보장은 라이트형의 2배이다. 가입 후 3개월 내 발병 시 사망보험금 1억원, 입원 위로금 하루당 2만원을 보장한다. 보험기간 3개월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가 진정 단계에 들어갈 때까지 예측되는 소요기간을 참고한 것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담보만 적용할 수 있는 위험률은 없지만 신속한 대응을 위해 리스크를 감내하고 상품을 출시했다"며 "보장 기간이 끝난 뒤 정산이익을 전액 감염병 관리기관에 기부할 예정"이라고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 보험은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준다는 것을 제외하면 기존 질병보험 특약 등과 큰 차이가 없다"며 '신종코로나 위험보장 보험' 상품의 경우가입 후 3개월이 지나면 만기가 되고 보장이 끝난다는 헛점이 잇다"고 지적했다.
이어 "되려 해당 상품의 경우 소멸성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없어 실효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기존에 가입한 의료실비·생명보험 손해보험에 해당되는 부분의 보장이 있다면 이같은 새로운 보험을 재가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보험설계사들은 손해보험 대신 생명보험사의 보험을 추가 가입하거나 갈아탈 것을 권유하거나 폐질환관련 진단 담보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험업계는 "각 협회 주도로 보험광고 심의를 강화하는 등 협회 차원에서의 업무 대응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자극적인 문구 등을 이용한 과장 광고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보험상품 광고에 대한 미승인 조치 등 보험광고 심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할 경우 관련 법이 올해 개정됐으나 생명보험 표준약관이 그에 따라 수정이 되지 않아 생명보험에서 재해 사망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에서는 사망을 재해 사망과 일반 사망으로 구분해 달리 보장하며, 상품마다 편차가 있지만 통상 재해 사망 보험금이 일반 사망 보험금의 2배 이상이 된다.
생명보험 표준약관은 보험에서 보장하는 여러 재해 중 하나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 예방법)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감염병'을 규정하고 있다.
올해 1월 개정 시행된 해당 조항을 보면 코로나19도 포괄하는 신종감염병증후군이 들어가 있어 코로나19로 인해 숨질 경우 생명보험에서 재해 사망으로 인정될 수 있다.
하지만 1월 개정 전후로 감염병 분류 체계와 내용이 달라져 재해 사망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감염병 예방법 제2조는 정의 조항으로, 개정 전 옛법에서는 감염병을 '군(群)'으로 분류했고, 개정 후에는 분류체계를 '급(級)'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제2조 제2호의 내용도 변경됐다.
개정 전 1군 감염병에 해당하는 감염병은 새법에서는 제2조 제3호의 '2급 감염병'으로 재분류됐다. 이에 감염병 예방법이 개정·시행되기 전에 생명보험에 가입한 고객은 코로나19로 숨지면 재해 사망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간주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별도로 보장되는 보험이 있는 것 처럼 가입을 유도하는 것은 얄팍한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며 "중등도 이상 폐렴 진단비의 경우 충족해야하는 조건들이 복잡해 코로나19로는 보험금을 지급 받을 가능성이 낮아 보험 가입 전,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길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