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지원을 위해 긴급경영 안정자금 일환인 '소상공인 코로나19 긴급자금'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영세 자영업자들은 기존에 받은 대출금에 낮은 신용등급 등으로 인해 긴급자금에 대한 신청 자격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경우가 허다해 사실상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에 따르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200억원 규모로 준비한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접수에 무려 1만2000여건이 신청됐다. 특히 지난달 13일부터 27일까지 3만 8000여건, 금액으로는 1조8900여억원의 자금 신청과 상담이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 1800여건, 약 720여억원의 융자 및 보증 지원이 이뤄졌으며, 음식업 분야가 약 38%로 가장 많은 상담과 지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도·소매업과 여행 및 운수업이 각각 28%와 10% 등의 순이었다.
당초 200억원의 지원금이 책정된 소상공인시장지원공단에는 단 하루 만에 신청된 금액이 900억원을 넘어선 만큼 지원금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경제적 피해를 경감을 위해 소상공인을 상대로 한 저금리 대출을 각각 2조원씩 확대했다.
아울러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특례보증도 2조원 확대하고,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한 건물주에게는 인센티브도 제공하기로 했다.
문제는 까다로운 대출 신청 조건이다. 조건에 미치지 못한 일부 소상공인들과 신규 창업자들은 정책 실효성에 대해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소상공인 코로나19 긴급자금대출 요건을 살펴보면, 신청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간 매출액이 10% 이상 감소됐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우선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인해 갈수록 매출이 줄어들고 있으나, 창업한지 1년이 채 안되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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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카드사를 통한 매출액을 증빙하거나 POS로 확인된 매출액(핸드폰 사진, 화면 캡처, 인쇄물 등) 방식으로 제출 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매출급감 등 경제적 피해를 입거나,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인정할 경우 신청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들 소상공인 대부분은 최저임금 상승과 경기 불황 등으로 이미 받은 대출이 적지않은 상황이라 추가로 대출을 받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일례로, 까다로운 대출 조건을 맞춰 힘겹게 대출 승인을 받아도 신청부터 대출금이 입금되기까지 최소 2주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의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소상공인들은 손을 놓은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109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관련 소상공인 2차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만 봐도 응답자 10명 중 5명이 코로나 19 사태 관련 소상공인 지원정책에 '만족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은 대다수 정확한 신용평가가 어려워 보증·담보 없이 대출 받기가 힘들다"며 "까다로운 대출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우선 사금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과거 메르스 사태때보다 훨씬 더 매출 감소분이 커 신규 창업자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 청년일보=길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