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셀트리온그룹이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사 ‘셀트리온’과 유통·판매사 ‘셀트리온헬스케어’, 화학 합성의약품 개발·판매사 ‘셀트리온제약’ 3사의 합병을 추진한다.
시가총액만 52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종합 제약사’로의 변신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한편, 서정진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은 3사 합병을 위한 준비 단계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최대 주주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지분율 35.54%)을 현물 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했다.
이는 서 회장이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JP 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주주들이 원할 경우 3사를 합병하겠다”고 밝힌 지 약 1년 반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적격 합병 요건이 갖춰진 후 즉시 기존 셀트리온홀딩스와 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추진해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회사 측이 예측하는 합병 목표 시점은 오는 2021년 하반기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단순 시가총액의 합만 약 52조원(25일 종가기준)으로 삼성전자(345조6,000억원), 하이닉스(60조원)에 이은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규모 3위 기업에 오르게 된다.
아울러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 생산, 유통, 케미컬(화학 합성의약품) 등을 아우르는 초대형 글로벌 종합 생명공학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된다.
◇ 지주회사 체제 확립+소유·경영 분리 등 목적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합병 및 헬스케어홀딩스 설립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하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 경영인 체제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3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셀트리온홀딩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 주주일 뿐 아니라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 주주에도 올라있었다.
서 회장의 총 지분율은 95.51%에 달하며,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지분 20.03%를 갖고 있고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의 지분 54.97%를 보유하고 있는 형태다. 서 회장이 지분 대부분을 가진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을 자회사와 손자 회사로 두는 구조였다.
그러나 서 회장이 헬스케어홀딩스에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현물 출자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 최대 주주는 지분 24.33%를 보유한 헬스케어홀딩스가 됐다. 담보 등에 따른 서 회장의 현재 남은 지분율은 11.21%다.
셀트리온그룹은 계획대로 향후 셀트리온홀딩스와 헬스케어홀딩스가 합병할 경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 주주가 합병 후의 홀딩스(셀트리온홀딩스·헬스케어홀딩스)로 같아지는 등 지배구조가 간단해져 서 회장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지속해서 제기돼왔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 의약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매해 판매하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셀트리온그룹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허위 매출 등의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 “3사 합병, 비용 절감·사업 투명성 제고 기대감↑”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3사 합병안을 통해 단일 회사에서 개발과 생산 및 유통, 판매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거래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및 사업 투명성이 제고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있다.
글로벌 빅 파마들과의 경쟁을 위한 회사의 사업 역량 역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자본력과 규모를 앞세운 빅 파마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를 갖춘 제약사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한데, 3사가 합병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과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오 의약품과 케미컬 의약품 등 주요 제품들로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국내외 시장에 선보이면, 매출 규모 확대 및 판매 채널 단일화에 따른 효율성 측면의 양적·질적 성장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안은 셀트리온그룹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면서 사업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종합 생명공학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그룹의 3사의 합병 절차는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에 의한 주주들의 승인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각 회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며,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대상, 방법 및 일정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