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대웅제약 ‘美 균주 전쟁’ 일단락…안방 싸움은 "진행형"

등록 2021.02.23 07:00:00 수정 2021.02.23 10:51:07
안상준 기자 ansang@youthdaily.co.kr

메디톡스 합의금 380억원, 에볼루스 ‘나보타’ 美 판매·유통 권리 확보
국내 진행 소송은 별개…양사 모두 “민∙형사 재판서 승소" 자신감
일각 “메디톡스, 합의 통해 ‘재무구조 개선’ 등 실익 얻을 것” 분석

 

【 청년일보 】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늄 톡신 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메디톡스 측이 에볼루스로부터 합의금과 로열티 등을 받는 조건으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미국 판매를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다만, 양사간 미국 시장에서의 전면전이 ‘일단락(?)된 분위기와 달리 양사간 진행 중인 국내 소송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여전히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제약·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최근 엘러간·에볼루스 등과 ‘3자간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나보타’ 판매금지 결정은 물론, 메디톡스가 에볼루스를 상대로 제기한 미국 캘리포니아 소송 등도 모두 철회될 예정이다.

 

엘러간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서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신 제제(MT10109L)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볼루스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나보타’ 독점 판매권을 쥐고 있는 대웅제약의 파트너사다.

 

 

◆ 메디톡스·엘러간·에볼루스 3자 합의…핵심은 "합의금과 로열티"

 

메디톡스·엘러간·에볼루스 이들 3자간 합의의 핵심은 메디톡스와 엘러간이 에볼루스에 미국 내 ‘나보타’ 판매 및 유통 권리를 부여하고, 에볼루스는 합의금과 나보타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메디톡스와 엘러간 측에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3자간 합의에 따라 에볼루스는 향후 2년간 3,500만 달러(약 390억원)의 합의금을 엘러간·메디톡스에 지급한다. 단, 엘러간과 메디톡스의 합의금 배분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나보타’ 판매에 대한 로열티 역시 정확한 비율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업계내에서는 판매 금지 기간인 21개월 동안은 두 자릿수, 이후에는 한 자릿수 대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주식 일부도 보유한다. 회사 측은 에볼루스 주식 676만2,652주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에볼루스 전체 주식의 16.7%에 해당하며, 취득 금액은 약 535억원이다.

 

 

◆ ‘나보타’ 美 판매 이슈 해소됐지만…메디톡스-대웅제약간 국내 소송전은 남아 "불씨여전"

 

이번 3자간 합의를 통해 대웅제약 ‘나보타’의 미국 내 판매·유통 이슈는 해소됐으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양사간 국내 소송전은 기존 입장대로 진행될 가능성은 높다는 게 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7년 대웅제약이 자사 보툴리눔 균주와 영업비밀인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국내 법원에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5년째 법정 공방을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인해 미국 내 사업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고 ‘나보타’ 판매 재개의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국내 민∙형사 재판에서도 승소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메디톡스 측도 “이번 합의는 한국과 타 국가에서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법적 권리 및 지위, 조사나 소송 절차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언급,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의 경우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메디톡스가 이번 3자간 합의를 통해 상당한 실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사업 자금 조달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의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의 애널리스트는 “올해 ‘나보타’가 업계 추정치(8,900만 달러, 한화 약 98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다면, 6%의 로열티 가정 시 약 500만 달러(한화 약 55억원)의 기술료를 받게 된다”며 “아울러 메디톡스가 에볼루스 2대 주주라는 위치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자사 제품 판매에 에볼루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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