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1분기(1~3월)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분기보다 감소했으나, 가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은 최초로 20%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8일 공개한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올해 1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44조원으로 작년 1분기 65조9천억원에서 다소 줄었다.
순자금 운용액은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보통 가계는 이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에 넣어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 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1분기 가계의 자금운용은 96조1천억원으로 작년 1분기(81조1천억원)보다 늘었지만, 같은 기간 자금조달이 15조2천억원에서 52조1천억원으로 더 많이 늘어나 순자금 운용이 줄었다.
가계가 자금을 어디에 운용했는지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중 취득한 거주자 발행주식(국내주식)이 36조5천억원, 해외주식이 12조5천억원으로 모두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로 집계됐다. 직전 최대치인 작년 3분기 국내주식 23조5천억원, 해외주식 8조3천억원보다도 큰 폭으로 불어났다.
국내주식과 펀드에 투자한 금액만 따로 집계하면 39조원으로 이 역시 2009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다.
가계가 가진 금융자산의 형태별 비중을 보면 주식 비중이 20.3%로 처음 20%를 넘었다. 펀드까지 합치면 비중은 22.7%로 높아졌다.
반면 예금 비중은 작년 1분기 44.2%에서 올해 1분기 41.0%로 낮아졌다. 여기에 올해 1분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하면서 가계 소비지출이 확대되고 주택 투자도 늘어났다. 그만큼 가계가 여유자금을 썼다는 의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가계가 기업 등 다른 경제부문에서 주택 7000호를 순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분기에는 1만1000호가 개인에게서 기업 등 다른 주체에 순매도된 것과 대조된다.
가계가 운용한 자금이 이렇게 늘었지만,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도 작년 1분기 15조2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52조8천억원으로 급증해 순운용 폭은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가계가 1분기에 장기예금기관에서 대출한 자금이 38조원으로 작년 1분기 10조5천억원의 3배를 넘었다.
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나 증권사 대출은 작년 1분기에는 8조3천억원을 갚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8조4천억원을 빌렸다.
비금융법인기업(이하 기업)은 1분기 순자금 조달이 22조5천억원으로 작년 1분기 28조6천억원보다 줄었다.
올해 1분기 수출 호조로 기업 영업이익이 개선되면서 단기차입 등 자금조달을 덜 했다. 기업은 작년 1분기에 18조원을 단기차입했지만 올해 1분기는 4조원어치를 갚았다.
일반정부 순자금 조달 규모는 작년 1분기 22조4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조3천억원으로 급감했다. 한은은 올해 1분기 국세 수입이 88조5천억원으로 작년 1분기(69조5천억원)보다 늘어난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