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무섭지 않다”…韓이커머스, 품질 검증·상품 차별화 '중무장'

등록 2024.05.31 08:00:00 수정 2024.05.31 08:00:05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알리·테무·쉬인 등 C커머스, 안전성 문제로 '주춤'…4월 매출 급감
韓이커머스, '품질 검증·고객 관리' 자신감…"차별화 전략으로 승부"

 

【 청년일보 】 국내 전자 상거래 플랫폼(이하 이커머스)이 엄격한 품질관리를 앞세워 중국계 전자 상거래 플랫폼(이하 C커머스)의 한국 진출에 맞서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C커머스의 본격적인 국내 진출에 맞서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차별화된 특별관 마련을 비롯해 내부적으로는 엄격한 품질관리와 물류 시스템 점검 등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한 이커머스업체 관계자는 "거대 자본을 앞세워 저렴한 가격으로 공세 중인 C커머스에 맞서 국내 이커머스업체가 소비자에 어필할 수 있는 최선책은 결국 상품에 대한 자신감"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춘 안전한 고품질 상품을 선정해 제공할할 수 있다는 게 국내 이커머스업체들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결국 싼 게 비지떡"…'유독성 물질' 지속 검출에 C커머스 매출 '뚝'

 

최근 C커머스업체에서 판매 중인 상품의 안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점도 국내 이커머스업체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4월부터 해외 직구 플랫폼을 대상으로 진행한 안정섬 검사에서 알리·테무·쉬인에서 판매 중인 각종 제품에서 유독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진행된 지난 28일 조사에서도 쉬인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용 가방 등 가죽제품 8개의 안전성을 검사한 결과 7개 제품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나왔다.

 

검출된 유해 화학물질은 폼알데히드·프탈레이트계 가소제·중금속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모두 어린이의 성장과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화학물질이다.

 

이처럼 판매 제품의 안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C커머스가 거둬들이고 있는 수익 역시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비씨카드가 지난달 C커머스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달(3월) 대비 매출이 40.2% 감소했다. C커머스 매출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급증했지만, 이러한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저가 제품(5천원~1만원)의 수요가 줄면서 매출 역시 급감했다.

 

또 다른 이커머스업체 관계자는 "초기 C커머스의 대대적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이 호기심에 제품을 구매했지만, 최근 이들 품질의 결정적 차이를 인식하게 됐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것은 마케팅이 아니라 상품 본연의 품질이라는 점에서 예정된 수순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이 가운데 G마켓·SSG닷컴·11번가·티몬·위메프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는 판매상품의 검증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내세우는 한편 각기 다른 차별화된 제품 카테고리와 콘텐츠를 내세워 C커머스로 이탈한 소비자를 다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 "AI부터 산지 직송 시스템까지"…韓이커머스, 'K-품질'로 대응

 

먼저 G마켓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품질 검증시스템과 디지털 가전의 상품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G마켓은 고도화된 기술을 적용한 '위조품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판매 부적합 상품을 사전에 걸러내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위조품이 유통될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 및 판매자 패턴을 파악해 하루 90만건 이상의 상품을 체크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검색 명칭부터 가격 등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위조품 유통을 사전 차단하는 원리다.

 

G마켓은 방대한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정품을 검증하는 딥러닝을 비롯해 광학문자인식(OCR) 기술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위조품을 보다 정확하게 적발 및 차단하고 있다.

 

 

이에 더해 보다 효과적인 모니터링과 효율적 대처를 위해 위조상품이나 가품으로 의심되는 상품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VeRO 프로그램’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또한 G마켓은 다양한 브랜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축적한 디지털가전 분야에 높은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이커머스 데이터 분석서비스 ‘이데리’에 따르면 국내 주요 10개 이커머스 플랫폼의 작년 9월 핫딜·기획전·베스트 항목 판매액을 카테고리별로 분석한 결과, 국내 이커머스 중 G마켓의 디지털가전 판매 점유율은 무려 43.6%를 차지했다.

 

올해 역시 G마켓의 디지털가전 분야의 매출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계절가전의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71% 급증했고, 같은 기간 주방가전 및 노트북·데스크탑의 판매 역시 각각 65%, 44%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G마켓은 국내 1세대 토종 오픈마켓으로, 우수 셀러 및 브랜드사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상품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믿을 수 있는 상품과 거래환경을 조성하고, 테크 기반의 최저가 가격경쟁력을 갖춰 고객이 안심하고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AI 모니터링 실시간 이슈 모니터링 검색 메뉴 등을 도입해 제품 품질 및 안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비전 딥러닝 솔루션·OCR 기술 등을 적용해 판매상품의 법규 위반 여부와 허위 정보 등을 효율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사이렌(SIREN) 품질관리 자동화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체계적으로 상품을 관리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자동화 검수 시스템을 운영해 일 평균 56만개, 월 평균 1천600만개 상품을 모니터링하며, 이 시스템을 활용해 위험을 감지하는 비율은 작년 80%를 상회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이슈 상품에 대한 실시간 이슈 모니터링 검색 메뉴를 도입해 특정 키워드 입력시 관련 상품을 모두 조회할 수 있어 실시간 위반 처리 및 판매 제재까지 가능해졌다. 또한 식약처, 국가기술표준원, 제품안전관리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정부 기관 등과 모니터링 사업 관련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SSG닷컴은 국내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식품 및 명품 카테고리에 대해 보다 면밀한 검수를 통한 차별화된 상품을 내세우고 있다.

 

식품 카테고리에서는 상품 트렌드를 반영해 단독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 중심으로 판매하며, 전국 각지의 초신선 상품을 선보이는 '신선직송관'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기 어려운 이커머스의 특성을 감안해 상품 검수 기준을 강화해 운영 중에 있다.

 

이 같은 철저한 품질관리로 SSG닷컴의 프리미엄 식품관인 '미식관'의 올해 3월 27일부터 5월 26일까지 매출은 오픈 직전 동기(1월 26일~3월 26일) 대비 35% 늘고, 주문 건수는 22% 증가했다.

 

SSG닷컴은 정품 유통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명품 카테고리에서 해외 명품 플랫폼의 연동 입점을 확대하고, 명품 디지털 보증서 'SSG 개런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SSG닷컴의 명품(패션·뷰티·해외직구 등)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했다.

 

 

11번가는 신선식품의 확실한 품질 검증을 자신하고 있다. C커머스가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신선식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게 11번가의 전략이다.

 

특히 작년 2월 오픈한 ‘신선밥상’은 상품 품질이 검증된 산지 생산자의 농축수산물을 산지프레시센터(LFFC)에서 직배송해 품질은 물론 상품성을 보장해 왔다고 11번가 측은 설명했다. 소비자가 품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100% 무료 환불해 주는 '품질보장제'로 신뢰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11번가 신선밥상의 지난 4월 결제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이상 늘었다. 이는 작년 2월 서비스 론칭 이후 역대 최대 월 거래액이다. 지난 2월부터 4월 기준으로는 결제거래액이 전년 동기간 대비 137% 급증했다.

 

산지 생산자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이곳에서 판매 중인 상품 수(2천200여개)도 론칭 초기(600여개)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 신뢰를 높이면서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안전한 해외직구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들은 관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가 15개 통신판매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정수입물품 온라인 유통 서면 실태조사' 결과에서 모두 업계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요 조사 분야인 ▲입점 업체 등록정보 등 관리 실태 ▲부정수입물품 유통 방지를 위한 인력·기술·체계 등 모든 세부항목에서 '매우 우수'를 기록할 정도로 품질 검증 시스템을 인정받았다.

 

이중 티몬은 약 300만개 이상의 상품 판매를 넘어 해외 브랜드사와 직접 계약을 추진하고 직구 상품에 단독 사후 서비스(AS)정책을 더하는 등 플랫폼의 신뢰를 제고하고 있다. 최근 아야네오(AYANEO) 신제품인 신규 UMPC '포켓 S'를 국내 단독 판매함과 함께 1년 무상AS를 제공한 게 대표적 사례다. 
 
위메프도 자체적인 제품안전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출산과 육아 분야 직구 상품을 중심으로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직구 상품의 경우 출산·육아 식품 등의 상품군을 중심으로 해외 본사 또는 정식 유통망을 통해 공급받는 상품을 늘리고 있다. 또, 직구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사에 수입필증, 현지구매영수증 등을 확인하는 절차도 진행 중이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