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차 데뷔' 앞둔 티몬…셀러·소비자 신뢰 회복 '재시동'

등록 2025.08.26 08:00:00 수정 2025.08.26 08:00:40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오아시스, 9월 둘째 주 티몬 재오픈 예고…"기업회생절차 공식 종료"
셀러 "과거 사태에 무책임한 행보 보였던 플랫폼 복귀 어렵다" 중론
티몬 "업계 최저 수준 수수료 혜택"…"선제적이고 과감한 보상 필요"

 

【 청년일보 】 티몬이 판매자(이하 셀러)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행보에 나선다. 티몬 측은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하며 신뢰에 기반한 셀러 신규 유입과 소비자 유치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오아시스로부터 인수된 이후 오는 9월 서비스 오픈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법원의 티몬 회생 절차 이후의 시점 중 가장 빠른 시기에 서비스 오픈을 준비한 것 같다"며 "이미 재오픈을 위한 기본적인 사전 작업은 모두 종료된 상태였지만, 시장 반응이 부정적이자 이를 살피며 적절한 시기를 살핀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실제 티몬은 지난 11일 예정된 재오픈 시점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당시 티몬 측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업회생절차의 최종 종결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영업 재개를 위해 필요한 각종 계약 절차와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제약이 있기에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종결 이후로 오픈 일정을 미루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설명에 대해 전자상거래(이하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구체적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셀러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티몬은 외부적으로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어야 정상적인 서비스 개시가 가능하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본질은 셀러의 신뢰를 단기간 내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셀러가 이커머스 플랫폼을 신뢰하고, 해당 이커머스의 생태계 내로 들어와 상품을 판매하는 게 이 업태의 근본적 요소이자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티몬·위메프 정산금 미지급 사태(이하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지 1년여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다"며 "법적 절차는 마무리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셀러 커뮤니티 등 실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티몬을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티몬이라는 브랜드가 셀러는 물론 여전히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며 "티메프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 역시 환불 등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셀러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티몬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온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수백만 원대에 피해를 입었다는 한 중소 셀러는 "아무리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고 할지라도, 같은 이름을 달고 서비스를 다시 시작하기에 앞서 피해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보상 조치를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그것이 법적 책임이 아닐지라도 정상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싶다면 이미 취해 졌어야 할 조치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피해 셀러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의 운명을 걸고 과연 누가 과거 행적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플랫폼에 입점하려고 하겠는가"며 "기존에 입점해 있는 플랫폼에 더 많은 역량을 쏟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에 116억원을 투입하고, 이 중 102억원을 회생채권 변제에 사용했다. 티몬의 전체 채권 규모는 약 1조2천억원으로 변제율은 약 0.76%에 불과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티몬의 서비스 재개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않다.

 

이커머스로 대부분의 생필품을 구매한다는 한 20대 소비자는 "과거에도 티몬에서는 주로 e-쿠폰과 같이 할인율이 높은 상품을 위주로 구매했다"며 "티몬이 오아시스에 인수됐다고는 하지만, 기존의 모습과 어떻게 다를지에 대해 어떤 윤곽도 나오지 않아 기대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30대 소비자는 "당연한 말이지만, 오아시스에서 만날 수 있는 상품은 이미 오아시스에서 만날 수 있는데, 소비자로서 티몬에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로 무엇을 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말 눈에 띄는 차별점이 없는 한 기존의 신뢰할 수 있는 업체들을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티몬 측은 영업 재개를 앞두고 셀러와의 신뢰 회복을 위한 수수료 인하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티몬 관계자는 "티몬은 정산에 대한 불안을 갖고 계신 셀러를 위해 익일 정산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오픈과 판매가 진행될 시에 바로 적용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인수대금과 별개로 티몬에 500억 투자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 셀러를 위해 업계 최저 수준인 3~5%의 수수료로 입점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의 판매 수수료율은 3~15%(결제 수수료 제외 판매 수수료)로, 결제 수수료는 통상 2.5%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티몬은 결제 수수료와 판매 수수료를 합산한 총 수수료율을 3~5% 적용하고 있고, 여기에 별도의 서버 유지비와 운영 비용을 포함하면 이는 기업의 이윤을 상당 부분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체 측은 과거 티몬의 전성기 거래액이 2조~3조원 규모였고 수수료가 평균 12%, 최고 15%였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이번 티몬의 3~5% 수수료율은 결론적으로 연간 2천억~3천억원의 이익을 셀러와 나누는 결정인 셈이라는 게 업체 측의 주장이다.

 

티몬은 티메프 사태 피해자들과 지속적인 소통 역시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 측은 "최근에는 검은우산 비대위와의 미팅을 통해 셀러 의견을 직접 청취했다"며 "과거 피해 셀러가 영업 재개를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상생 의지를 전달했으며, 특히 과거 회생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앞으로는 판매자·소비자와의 직접 소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티몬이 정상적인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피해 셀러와 판매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증권과의 한 애널리스트는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라는 전략적 선택을 단행했지만, 이 선택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그 첫 번째 산이 바로 셀러와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커머스 플랫폼은 셀러와 소비자의 신뢰 없이는 정상적인 사업 전개가 불가능하다"며 "셀러에 대한 단순한 인센티브 차원의 혜택이 아니라, 근본적인 피해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단체의 한 전문가도 "티몬은 현재 복귀 셀러에 대한 수수료를 감면해 주는 것과 같은 간접적 지원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며 "이와 같은 혜택은 결국 셀러가 티몬이라는 플랫폼 내에 들어와야 누릴 수 있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말하자면, 티몬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셀러가 티몬에 입점하겠냐는 것"이라며 "티메프 사태에 대한 피해를 100% 보상해 줄 수는 없겠지만, 현재보다는 더 선제적인 조치를 단행하는 게 추후 사업 전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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