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QR코드 개시했지만"..카드업계, 서비스 오픈에도 사업 속도 "지지부진"

등록 2024.07.15 08:00:00 수정 2024.07.15 09:55:35
신한나 기자 hannaunce@youthdaily.co.kr

여신금융협회·카드사 8곳, '공통 QR 서비스' 오픈
가맹점 확보 부진...모바일 결제 주도권 만회 '미지수'

 

【 청년일보 】 국내 신용카드사 8곳이 모바일 결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QR코드 규격 통일화에 나섰다. 하지만 통일된 QR코드로 이용 가능한 가맹점이 5곳에 불과하고, QR결제 자체가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여신금융협회(이하 여전협회)와 카드사 8곳(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은 QR코드 규격을 글로벌 표준인 EMVCo로 통일하는 '공통 QR 서비스'를 오픈했다.

 

최근 모바일 결제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QR코드 결제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카드사별로 QR코드 규격이 달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여전협회와 카드사 8곳은 소비자와 가맹점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모바일결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QR코드 공통규격을 제정한 것이다. 

 

이는 휴대폰 기종이나 소비자가 이용하는 카드사와 상관없이 신용카드사가 제공하는 QR결제 서비스를 하나의 통합 방식으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모바일 결제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결제 편의성 증대'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현재 진행 상황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는 공통된 QR 규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하나로마트 ▲이케아 등 국내 대형 유통점 2곳과 ▲메머드커피 ▲메가MGC커피 ▲이디야 커피 등 카페 3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여전협회는 향후 편의점과 약국 등 추가적인 가맹점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지만 가맹점 확보에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QR결제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라며 "과거 서울시에서 제공한 ‘제로페이’도 가맹점 확보에 애를 먹었다"면서 "당시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영업해서 가맹점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단말기가 상용화되지 않은 점도 걸림돌이다.

 

가맹점들은 카드 의무수납제에 따라 카드 종류와 결제금액 등과 관계없이 고객이 제시하는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이것이 대부분의 가맹점에 카드 단말기가 설치돼 있는 이유다.

 

반면 QR코드 결제는 관련 법령 등이 없어 가맹점에 QR결제가 가능한 단말기가 없어도 무방하다. QR결제를 위해서는 QR결제 기능이 탑재된 단말기를 소유한 가맹점을 제외하고는 가맹점주가 본인의 비용으로 새로운 단말기를 구입해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QR코드 결제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크지 않다"라며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아직까지 본인 비용으로 새 단말기를 구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결제원이 국내 한 편의점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터치나 삽입형 방식의 카드 결제 비중은 전체 결제 건수의 96.5%에 달했지만, QR코드를 활용한 결제는 3.42%에 불과했다.

 

삼성페이·애플페이 등 모바일 기기 기반 결제시스템에 소비자들이 익숙해진 점도 악재로 지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기기를 통한 결제규모는 일평균 1천4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한 반면, 실물 카드 결제 규모는 1천443억원, 증가율은 1.9%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전체 결제 중 모바일기기가 차지하는 비중도 50.5%를 차지하며 실물 카드 결제 비중인 49.5%를 처음으로 앞섰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결제에서도 카드 정보를 모바일 기기에 미리 저장해 두고 간편인증 수단을 통해 결제하는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의 비중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비중은 지난해 48.5%로 지난 2019년 35.1%와 비교했을 때 13.4%포인트나 증가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대표적으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이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미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카드사가 '공통 QR 서비스'를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와 협회가 적극적이고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현재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일단 최대한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고 적극적인 홍보로 사용률을 높이는 것에 1차적인 성공 여부가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8년에 EMV QR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이미 가맹점을 다수 확보해 놓은 BC카드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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