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저축은 사치'라 말하는 시대…청년들, 지갑 닫고 한숨만 연다"

등록 2025.11.15 08:00:00 수정 2025.11.15 08:00:08
청년서포터즈 9기 박강민 fds220@naver.com

 

【 청년일보 】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청년층의 재정 여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정기 소득이 있어도 매달 적자를 기록하는, 이른바 '마이너스 월급' 상태가 일상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소비 절제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는 4% 이상 상승했고, 청년층이 선호하는 원룸·오피스텔 월세는 평균 6%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청년 초임 임금 상승률은 이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 "월급날은 사라지고, 이체 알림만 남았다"

 

서울에서 홀로 생활 중인 사회 초년생 A씨(24)는 월급이 들어오는 순간 바로 카드값·월세·공과금으로 계좌 잔액이 '0'이 되는 날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A씨는 "주 5일 일하지만 정작 내 삶은 나아지는 게 없다"며 "하루하루를 '버틴다'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주말 약속을 줄이고, 커피값 줄이고, 중고 거래로 필요한 걸 사도 살림살이는 그대로"라며 "저축은 말 그대로 언젠가 했으면 하는 꿈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 "부모님께 손 벌리기 싫어서…대신 나 자신을 줄인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찾는 중인 B씨(26)는 취업 준비와 생활비 사이에서 지속적인 압박감을 체감하고 있다.

 

B씨는 "부모님께 부담 주기 싫어서 생활비를 최소로 줄이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같이 소모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이 없다고 해서 관계를 끊을 수도 없고, 나를 완전히 포기할 수도 없으니까, 조용히 지출을 숨기듯 줄이게 된다"며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괜찮아, 안 먹어도 돼'라고 웃으면서 말하는 게 제일 힘들다"고 덧붙였다.

 

◆ "개인의 절약 노력만 강조하는 것은 비현실적"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청년 개인의 소비 관리 문제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물가와 주거비 상승이 소득 증가 속도를 구조적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절약만으로 재정 안정에 도달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청년 주거비 경감 정책 확대, 장기 자산 형성 프로그램 강화 등 지속 가능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박강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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