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 완화에도 고객혜택 외면"...카드사, 큰손 겨냥한 '프리미엄 카드' 출시 경쟁

등록 2024.07.19 08:00:00 수정 2024.07.19 08:00:08
신한나 기자 hannaunce@youthdaily.co.kr

카드사, '이자비용' 이유로 알짜카드 단종 등 혜택 축소
"돈 되는 '큰손' 고객 잡자"...프리미엄 카드만 잇따라 출시
"수익성 위해 '혜택 축소·우량고객 확보 전략' 계속될 것"

 

【 청년일보 】 '고금리 이자 부담'을 핑계로 고객 혜택을 줄여온 카드업계가 이자비용 부담 완화에도 불구하고 고객혜택은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알짜카드를 없앤 자리에 일명 ‘큰손’을 겨냥한 프리미엄 카드만 출시하고 나섰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가 올해 상반기 단종한 신용·체크카드는 총 373종인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신용카드 282개, 체크카드 91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이는 전년 동기(159종 단종)와 비교해 2.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카드사가 발급을 중단한 단종 카드에는 저렴한 연회비와 높은 할인·적립률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알짜카드'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카드의 '탄탄대로 올쇼핑 티타늄' 카드를 비롯해 ▲하나카드 '원큐 데일리플러스' ▲삼성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츄리온' ▲신한카드 '욜로 테이스티' ▲우리카드 '다알파 카드의 정석' 등은 다양한 생활비 혜택으로 고객에게 인기가 높았으나 단종됐다.

 

이와 함께 카드사들은 최근 들어 최장 12개월까지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를 3~5개월로 단축했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가 최대 5개월의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우리카드가 4개월, 나머지 카드사들은 최대 3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

 

카드사들은 각종 고객 혜택을 줄이는 이유에 대해 이자 비용의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금리로 인해 이자 비용이 늘었고, 이에 따라 카드사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예·적금 상품을 운용하고 있는 은행과 달리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대부분의 자금을 여신전문회사채권(이하 여전채)를 발행해 조달한다. 통상 2~3년 만기로 채권을 발행하는데, 카드사는 채권 만기일이 도달하면 다시 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융통한다.

 

이 때문에 저금리 시기에 발행했던 채권 만기가 돌아오면 차환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 금리가 올라 카드사의 이자 비용이 증가한다. 즉, 여전채 금리가 높아질수록 이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그러나 최근 여전채 금리가 3.4%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여전채 3년물 AA+ 금리는 연 3.435% 수준이다. 이는 올해 초(3.979%)보다 0.54%포인트 이상 떨어진 수치다.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카드사들의 여전채 발행 규모도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여전채 등 기타금융채의 순 발행액은 2조7천6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13억원)보다 40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여전채 발행 여건이 완화된 건 사실"이라며 "여전채 차환 발행 부담도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자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고객 혜택을 부활시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알짜카드를 없앤 자리에 이른바 '큰손'을 겨냥해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하는 상황이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59종의 연회비 평균은 8만3천453원으로 지난 2022년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76종의 연회비 평균인 3만8천171원 대비 119% 증가했다.

 

이는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연회비 수준도 덩달아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출시된 대표적인 프리미엄 카드는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Dear, Shopper(디어 쇼퍼)', '카드의정석 Dear, Traveler(디어 트래블러)' ▲현대카드 '써밋' ▲하나카드의 '제이드 클래식 카드' 등이다. 이들 카드의 연회비는 연간 12~20만원 수준이다.

 

프리미엄 카드의 잇단 출시에 그간 무이자 할부 등 카드사가 제공하던 혜택을 잘 활용하던 소비자들 입장에선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회비가 20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카드는 일반 고객이 아닌 '큰 손' 확보를 목표로 한 상품"이라며 "고객 혜택을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고 우량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기조는 이자 비용과 관계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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