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행권, 청소년 불법도박 근절에 '맞손'

등록 2024.08.19 08:00:00 수정 2024.08.24 16:01:23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청소년 불법도박 문제 사회적 이슈로 부각...올해 전년 동기 대비 183.3% 급증
시민단체, 카카오뱅크 금융당국에 신고..."금융권에 불법 계좌 관리 강화 요구"
금감원-하나금융 "청소년 도박 예방, 홍보, 치유 등 사회 안전망 구축에 앞장"

 

【 청년일보 】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바카라와 룰렛 등 불법 '온라인 도박'이 성행하면서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금융권이 불법도박으로부터 청소년들을 지켜내기 위해 예방, 홍보, 치유 등 사회 안전망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금융권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은 지난해 형사입건된 도박혐의 소년범(14세 이상 19세 미만)이 171명으로, 2022년(74명) 대비 2.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대부분은 남자 청소년(92.4%)으로 고등학생(64명)이 중학생(32명)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올해(1~4월) 기준 청소년 도박 사범 검거인원(서울지역)은 전년 동기(1~4월) 대비 183.3% 급증(6건→17건)하는 등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종류별로는 게임당 10초 이내 단판으로 끝나는 특성을 가진 바카라·스포츠토토 등 사이버 도박이 84.8%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장소로는 피시방(PC방)에서 적발된 사건(56.7%)이 가장 많았고, 범죄수단 역시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한 불법도박이 다수였다.

 

이에 금융권에서도 청소년 불법 도박 문제가 은행 계좌 개설 단속 강화로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가 지난 6월 청소년 불법 도박을 조장하는 온라인 도박 업체들이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을 대포통장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를 금융감독원에 '도박 방조죄'로 신고한 것이 단초가 됐다.

 

당시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는 온라인 불법 도박 업체에서 사용 중인 입금 계좌 175개를 분석한 결과 카카오뱅크 계좌(45개)가 가장 많다고 지적했다. 이 중 34개가 '7979', '7942'로 시작하는 모임통장이었다.

 

이어 기업은행(31개), SB저축은행(24개), 농협은행(17개), 국민은행(14개) 순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은 카카오톡 친구들과 공용으로 쓸 수 있는 계좌로, 카카오뱅크 입출금 계좌 하나만 있으면 손쉽게 신규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비대면으로 짧은 시간에 계좌를 개설했다가 폐쇄할 수 있고 그때마다 신규 계좌번호도 부여받았다.

 

이는 시중은행에서는 한 계좌를 만들면 20영업일 내 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 하지만 모임통장은 이러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불법 도박 업체 입장에선 단속을 피하기 위해 많은 계좌를 확보해야 하는데, 누구나 쉽게 여러 개 계좌를 만들 수 있었던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청소년 도박 문제 해결 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 등과 협업해 불법 도박 의심 계좌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의심계좌 이체 시 경고 문구·주의 알림을 띄우는 등 적극적으로 안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 등과 협업해 불법 도박 의심 계좌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도 "현재 카카오뱅크와 청소년 불법 도박 관련해 의심되는 온라인 도박 업체의 계좌를 카카오뱅크에 제공, 카카오뱅크 측이 입출금 내역을 모니터링 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금융권은 불법도박으로부터 청소년들을 지켜내기 위해 예방, 홍보, 치유 등 사회 안전망 구축에 나섰다.

 

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9일 서울시 마포구 홍대 앞 ‘H-Pulse’에서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과 치유를 위한 금융권·공공기관 공동 프로젝트 선포식을 개최하고 3년간 1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하나금융그룹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공동 추진하고 금융감독원·사행산업감독위원회·경찰청·서울시교육청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공헌사업이다. 빠르게 퍼져가는 불법도박을 예방해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 금융권·공공기관 공동 프로젝트가 우리 청소년들의 건강한 미래를 지키는 의미 있는 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은 앞으로 3년간 초·중·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찾아가는 예방교육, 온·오프라인 도박 근절 캠페인, 치유를 위한 심리상담 지원 등 진정성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청소년 도박 예방을 위한 사회 안전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협력해 청소년 도박문제를 주제로 한 뮤지컬, 웹툰,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 공동제작·배포, 버스킹 공연, 토크콘서트를 비롯한 캠페인과 행사 운영, 청소년 도박예방 실천학교 선정과 운영, 하나금융그룹 스포츠단 연계사업 등을 통해 청소년의 불법도박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문상담기관을 활용해 청소년 도박문제 상담 지원을 확대하고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치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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