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변화하는 근무 행태"…다양한 원격근무 모델 '확산'

등록 2024.09.08 08:00:00 수정 2024.09.08 08:00:07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이사 경험 있는 가구 대상 조사 결과…30.2% '직주근접' 이유로 이사 선택
협소한 삼각형 구조 설계의 청년주택…생활 편의성 포기 및 논란 일으켜
하이브리드 근무, 일주일·한달 단위로 일부는 사무실 근무…'혼합형 방식'
원격근무 우선 제도, 모든 업무가 원격으로 가능…"사무실 공간은 유지"
원격근무 허용 모델, 사무실 중심…직원이 원격으로 일할 수 있도록 허용
완전 원격근무 제도, 물리적인 사무실 공간 없이 모든 직원이 "재택근무"
부분 원격근무 허용 모델, 사무실 근무가 기본…특정 직군·요일에만 허용

 

【 청년일보 】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 기업들은 새로운 근무형태를 도입하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팬데믹 동안 원격근무를 경험한 많은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근무나 완전 원격근무로 전환하며,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높은 부동산 가격과 제한된 매물로 인해 직주근접이 어려워지면서, 다양한 원격근무 모델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직주근접은 주거지와 직장이 가까운 것을 의미하며, 출퇴근 시간을 줄여 개인의 여가시간을 확보하려는 직장인들에게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하루 평균 9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출퇴근 시간을 포함하면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과 관련된 활동에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지만, 직장 근처에 위치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8일 오픈서베이 직장생활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재택근무를 도입한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비율은 전년(16.1%) 대비 크게 증가해 2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중 실제로 재택근무를 경험한 비율 역시 전년(63.4%) 대비 82.6%로 크게 늘어났다.


재택근무의 빠른 확산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도입한 회사가 전체의 76.2%에 달한다.


이렇듯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직주근접에 대한 니즈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2년 주거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사 경험이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현재주택으로 이사한 이유를 조사(복수응답)한 결과, 30.2%가 직주근접을 이유로 이사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직주근접 매물을 찾지 못한 직장인들은 결국 러시아워 출퇴근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선릉의 한 청년주택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협소한 삼각형 구조로 설계된 이 주택은 직주근접을 위해 생활 편의성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보여주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직주근접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기업들은 각자의 필요와 상황에 맞춰 다양한 원격근무 모델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번째, 하이브리드 근무는 일주일 혹은 한달 단위로 일부는 사무실에서, 일부는 재택근무를 하는 혼합형 방식이다. 예를 들어, 월화수는 사무실 출근, 목금은 재택근무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근무방식은 직원들에게 유연성을 제공하면서도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근무는 현장과 온라인 관리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관리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두번째, 원격근무 우선 제도는 모든 업무가 원격으로 가능하도록 설정하면서도 사무실 공간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리드 근무와 달리 정해진 출근 일수나 요일이 없으며, 직원들은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높은 자율성을 누릴 수 있다. 사무실은 커뮤니케이션이나 네트워킹을 위한 선택적인 공간으로 활용된다.


세번째, 완전 원격근무 제도는 물리적인 사무실 공간 자체가 없으며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업에게 사무실 유지비 등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방식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원격근무 전용(Remote only)' 방식은 동일한 시간대에 실시간 회의를 가능하게 하는 반면, '100% 원격근무(All-remote)' 방식은 정해진 시간대 없이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으로 업무가 이루어진다. 깃랩(GitLab)과 같은 기업들이 이 방식을 채택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번째, 원격근무 허용 모델은 모든 직원이 원격으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사무실이 여전히 업무의 중심이 되는 방식이다. 일부 회사는 공유 오피스를 제공하거나 정해진 날짜에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직원들이 일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제공하지만, 회사에서 원격근무를 위한 지원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지는 정책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일부 회사는 원격근무 우선 기업처럼 IT 장비를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섯번째, 부분 원격근무 허용 모델은 사무실 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특정 직군이나 요일에만 원격근무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특정 직군의 직원들만 재택근무를 할 수 있거나, 회사 전체가 특정 요일에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다.


일부 상담서비스 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원격으로 일하는 직원들을 고용하거나, 특정 전문가를 원격으로 고용하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된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팬데믹 이전부터 근무 지역과 시간 등에서 유연한 제도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잡플래닛 웨비나의 '포스트 펜데믹, 마이크로소프트 하이브리드 근무사례'에 따르면 재택근무 여부를 '근무일 중 50% 미만'으로 한다면 관리자의 보고 없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많은 재택근무를 원할 경우 매니저에게 신청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이 나면 한 달 동안 제주도에서 일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제도를 운영한 결과,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사무실에는 주 단위로 약 20~30%의 인원만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성과를 '임팩트'로 평가한다. 이는 단순히 목표달성 여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어떻게 도왔고, 어떻게 도움을 받았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점수로 평가하지 않고, 각 개인이 만들어낸 임팩트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형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인사부문장은 "이런 평가시스템이 하이브리드 근무방식과 잘 연동된 덕분에 지난 2년 간 강도높은 재택근무를 거쳐 20~30%가 출근하는 상태에서도 성과관리나 생산성에서 이전과 특별히 달라진 것을 못 느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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