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대신 여행 떠나요"...'뉴노멀' 시대, 각양각색 변화하는 추석 풍경

등록 2024.09.17 08:00:00 수정 2024.09.17 08:00:05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응답자 10명 중 6명..."이번 추석, 차례 지낼 계획이 없다"고 응답
인천국제공항공사, 13~18일 일평균 승객 수...약 20만1천명 예상
편의점, 부추전·3색 나물 등 담긴 '혼명족' 겨냥 명절도시락 선봬
인터넷으로 시간·장소 제약 없이 추모 가능한 '온라인 성묘' 확대
보건복지부 "디지털 추모서비스, 명절기간 평균 약 24만명 이용"

 

【 청년일보 】 추석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 중 하나로, 한가위라고도 불리며 농경사회에서 풍성한 수확을 기념하고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현대 사회로 접어들면서 추석의 모습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추석은 가족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친척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심이었다. 시골 고향을 방문해 성묘를 하고, 함께 음식을 나누며 가족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시간을 주로 보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가족과의 전통적인 의무보다는 휴식과 여가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이 20~40대 성인남녀 6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1%가 이번 추석에 차례(제사)를 지낼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가족 여행이나 개인적인 시간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추석 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3~18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일평균 승객 수가 약 20만1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11.6% 증가한 수치로, 2017년 추석 연휴 최고치인 18만7천623명보다도 약 7% 높은 수치다. 공사는 최근 동남아, 일본노선 선호를 바탕으로 한 해외 여행수요 증가가 이번 연휴 이용객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추석 전통 음식 준비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옛 추석은 송편, 전, 나물 등 전통 음식을 직접 준비해 가족들이 함께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현대의 추석에는 명절 간소화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추세다.


이에 명절 음식을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편의점들은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을 겨냥한 명절 도시락과 다양한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CU는 도시락에 오미산적, 동그랑땡, 부추전 등 5종의 전을 한 데 넣어 명절 분위기를 더욱 높였으며, 이밖에 고사리, 시금치, 도라지 무침 등 3색 나물 반찬까지 더해 제대로 된 명절 한상 차림을 완성했다.


CU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 동안 간편식 매출을 입지별로 살펴본 결과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오피스텔, 대학가, 오피스가 근처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오피스텔 입지에서는 전년 대비 매출이 30.2%나 증가했다.


이는 1인 가구와 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성묘 문화 또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추석에 조상의 묘를 직접 방문해 성묘를 드리는 것이 중요했으나, 도시화와 바쁜 일상 속에서 성묘를 직접 가지 않고, 온라인 성묘를 통해 조상에게 예를 표하는 방식이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성묘는 인터넷을 통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조상을 추모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 2020년 9월 추석에 처음 도입됐다.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서는 누구나 추모관을 열고, 추모 글과 사진, 영상 등을 올릴 수 있으며 차례상 차리기, 헌화, 분향 등 전통 의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9월 추석부터 올해 2월 설날까지 명절 기간 평균 약 24만명이 '디지털 추모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추석 명절부터 가족들과 함께 이별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생전 본인의 소중한 추억을 생애주기별로 기록할 수 있도록 하고, 사후에는 유가족 등이 이를 공유해 추모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록 저장 서비스'를 추가해 제공한다.


또한, 디지털 추모서비스 기능을 개선해 다양한 3D 형태의 추모 공간 모형을 제공하고, 가족·친지·지인 등 초대 기능을 추가해 온라인으로 소통하면서 함께 추모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박문수 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변화된 장례문화 수요와 IT 기술을 반영해 디지털 기반의 장례문화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장례문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추석 명절 기간 동안 함께하지 못하는 가족 친지와 추모의 마음을 나누고 소통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