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플랫폼 발란, '정산 지연'에 셀러들 반발...최형록 대표 해명에도 불안감 '확산'

등록 2025.03.28 16:55:01 수정 2025.03.28 16:55:20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발란, 지난 24일 정산 지연 공지..."유동성 문제 아니다" 해명
기업회생 절차 의혹...판매자들, 오픈 채팅방 등서 '불만 표출'
2020년 64억원→2021년 185억원→2022년 373억원 적자 지속
자본총액 -77억원·미처리결손금 785억원...완전 자본잠식 상태
2대 주주 네이버, 리앤한·코오롱 등...주요 투자자들 피해 우려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트렌비도 '불똥'..."안정적 경영 유지 중"
최형록 대표 "다음주에 투명하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

 

【 청년일보 】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최형록 발란 대표가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정산 지급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빠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셀러 정산 지연…"유동성 문제 아니다" 해명에도 의혹 증폭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24일 입점 판매자(셀러)들에게 "재무 검증 과정에서 과거 거래와 정산 내용을 확인할 사항이 발생했다"며 정산이 지연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후 "유동성 문제는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28일까지 판매자들에게 확정 정산 금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기업회생을 신청할 경우 회사 자금이 동결되면서 판매자들은 정산금을 지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판매자(셀러)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개인은 그냥 가만히 있다가 당하네요", "기업회생으로 가겠다는 생각인거 같다", "티메프랑 똑같네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 적자 누적에 완전 자본잠식…투자자 피해도 우려

 

 

발란의 재무상황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2020년 (-)64억원, 2021년 (-)185억원, 2022년 (-)373억원 등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기준 발란의 자본총액은 (-)77억원으로 자본금 4억7천만원보다 적으며, 미처리결손금은 785억원까지 불어나면서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이 마이너스가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에 발란에 투자한 주요 투자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발란의 최대 주주는 최형록 대표로 37.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7.98%)가 2대 주주로 있으며, 리앤한(7.28%)·코오롱 2019 유니콘 투자조합(5.15%)·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4.34%)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실리콘투로부터 1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의 자금 유치다.


◆ 머스트잇·트렌비 등 다른 명품 플랫폼도 '불똥'

 

 

이번 사태의 여파는 다른 명품 플랫폼으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2023년 기준 명품 플랫폼들의 영업손실은 머스트잇 79억원, 트렌비 32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플랫폼 모두 발란과 같은 미정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안정적 재무 상황을 판매자들에게 선제적으로 공지했다"고 밝혔다.


트렌비 관계자 역시 "현재 자금 및 운영에 있어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영에 전혀 무리 없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최형록 대표 "끝까지 지켜 내겠다"…구체적 해결책은 빠져


최형록 발란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산 지연 사태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최 대표는 "창업자이자 대표이사로서 현재의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책임지고 해결하기 위해 밤낮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주주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외부 자금 유입을 포함한 구조적 변화까지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복원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지난달에는 기업 가치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경영권을 내려놓는 조건까지 감수하며 (실리콘투)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며 "끝까지 파트너 여러분과 이 플랫폼을 지켜내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선택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안으로 (미정산금 지급)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주에는 파트너들을 직접 찾아가 그간 경위와 향후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차주부터 대면 소통을 시작으로 실질적인 변화와 해결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상화 방안 마련에 대해 "이번 사태는 독립적인 의사결정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기존 투자자들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의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고 전제를 붙였다. 미정산금 지급 일정이나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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