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전쟁(上)] 비만 팬데믹 시대…치료제 시장, ‘위고비’로 열린 문

등록 2025.06.02 08:00:06 수정 2025.06.02 08:00:14
김민준 기자 kmj6339@youthdaily.co.kr

10년간 비만·복부비만 유병률↑…대사증후군·만성질환·암 유병률↑
“위고비의 뒤를 이을 비만치료제로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 주목”

 

최근 연령을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0년간 비만 환자 비율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비만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자 심각한 문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비만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까.

이제 단순히 ‘덜 먹고 많이 움직이는' 기본 원칙만으로는 비만인을 설득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인지 과거에는 음지에 머물렀던 ‘비만 치료제’가 이제는 양지로 나와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다양한 다이어트 약물과 주사제들이 비만을 해결할 빠르고 손쉬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해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또한 앞다퉈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청년일보는 대표적인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중심으로, 비만 치료제가 급부상한 배경과 국내 제약사들의 개발 전략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비만치료제 전쟁(上)] 비만 급증에 '위고비' 돌풍…새 시대 연 비만치료제

[비만치료제 전쟁(中)] 한미 vs 대웅, 국내 제약사 ‘K-비만신약’ 정면승부

[비만치료제 전쟁(下)] 패치부터 유전자까지…확장되는 비만치료 기술의 지형도

 

 

【 청년일보 】 최근 10년간 성인 비만병 유병률이 지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과 노인의 비만병 유병률이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대사증후군 유병률도 증가하는 등 비만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해 10월 출시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출시 약 반년 만에 누적 매출 1천400여억원을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의료계는 위고비가 이처럼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효능과 효과 그리고 편의성을 가리키고 있다.

 

 

◆ 성인 비만병 유병률, 10년새 늘어 38.4%…20대·80세 이상 증가세 ‘심각’

 

31일 대한비만학회가 발간한 ‘2024 OBESITY FACT SHEET(비만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체 성인의 비만병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인 비만병 유병률은 2022년 기준 38.4%로 전년(2021년)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10년 전인 2013년(30.6%) 대비 7.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와 80대 이상에서 1.4배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성인 복부비만 유병률은 2022년 24.5%로 2013년(20.0%)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복부비만 유병률은 6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는데, 20대와 40대의 복부비만 유병률이 2013년 대비 각각 1.4배와 1.5배로 크게 늘었다.

 

비만병의 단계별 유병률도 모든 단계에서 증가했다. 2022년 기준 2단계 비만은 6.1%로 10년새 2.3%p 확대됐고, 3단계 비만은 1.18%로 10년새 0.73%p 증가했다. 이로인해 고도비만 비율은 2022년 7.28%로 2013년(4.25%) 대비 3.03%p 상승했다.

 

이처럼 비만 유병률과 고도비만이 증가함에 따라 대사증후군 유병률도 증가했다. 성인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022년 기준 28.6%로 10년 전인 2013년(23.3%) 대비 5.3%p 늘었다.

 

대사증후군은 당뇨,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죽상경화증 등의 여러 질환이 한 개인에게서 한꺼번에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이외에도 비만병의 단계 및 비만도에 따라 2형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대장암, 간암, 췌장암, 담낭 및 기타 담도암, 신장암 등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 비만치료제, 치료제군 중 성장성 ‘최고’…“여름철 위고비 판매 확대 전망”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국내 위고비 총 판매액은 약 623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는 794억원어치가 팔렸는데, 이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 73.2%를 차지했다.

 

또한 2028년까지 의약품 시장 성장을 견인할 주요 질환 치료제군 중 가장 높은 성장성을 보일 치료제군으로 비만치료제를 선정하는 등 앞으로도 비만치료제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이하 개원가)에서의 수요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0~12월 개원가 대상 위고비 판매액은 약 300억원으로 동 기간 위고비 전체 판매액의 49.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위고비의 공급이 안정돼 올해부터 위고비의 본격적인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개원가 원내처방 유통 네트워크 ‘블루팜코리아’를 운영하는 블루엠텍은 “처음에는 위고비의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기대수요가 몰리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는데, 최근 공급이 안정되고 가격이나 배송조건을 기준으로 구매처를 선택하는 의원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여름철 수요 증가를 계기로 위고비 유통 규모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본격적인 비만 치료 수요 증가에 맞춰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과 안정적인 공급망 운영을 통해 위고비 유통 시장에서의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 “위고비, 기존 치료제比 효과·편의성↑…향후 ‘젭바운드’ 비상 전망”

 

의료계는 위고비가 주목을 받는 이유로 기존 비만치료제 대비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는 물론 동반 질환 개선 효과 및 편의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점 등을 들었다. 

 

허정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기존에 사용되던 ‘삭센다’나 ‘큐시미아’와 같은 비만치료제들은 최대 10% 이내의 범위의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반면, ‘위고비’는 기저 체중의 최대 15%까지도 감량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STEP 임상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 투여군 전체의 약 50%에서 체중의 15% 이상을 감량했고, 체중이 20% 이상 감량된 참가자는 약 3분의 1로 높은 비율을 보인 점을 강조했다.

 

이어 “또 ‘위고비’는 단순히 체중 감량 효과 뿐만 아니라, 대사 개선 및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감소를 함께 기대할 수 있으며, 주 1회 자가주사로 투여가 가능해 편의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위고비에 이어 떠오를 비만치료제로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가 지목됐다.

 

허 교수는 “SURMOUNT-1 임상 연구에 따르면, 72주간 ‘젭바운드’ 투여 시 ▲체중이 20% 이상 감량된 비율이 약 60% ▲25% 이상 감량된 비율도 약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발표된 ‘젭바운드’와 ‘위고비’ 직접 비교 연구에서는 ‘젭바운드’ 투여군이 체중의 20.2%를 감량했고, ‘위고비’ 투여군은 13.7%를 감량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위고비에 이어 주목받을 비만치료제로 ‘젭바운드’가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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