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종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MELLODDY 사업단장.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7112116747_bf1c74.jpg)
【 청년일보 】 대한민국은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산업을 지목하고, 국가바이오위원회 설립 등을 통해 바이오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통제약사는 물론, 바이오벤처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하며 위탁개발생산(CDMO)부터 바이오시밀러와 및 신약 개발에 이르기까지 바이오산업 분야로의 진출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실제 CDMO분야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는 셀트리온이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있지만, 신약 부문에서는 아직 블록버스터급이라고 볼만한 ‘대박’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김화종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MELLODDY 사업단장이 우리나라가 선진국과의 바이오산업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임상·공공 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한 신약 개발 수익 공유 정책인 ‘국민신약배당 정책’을 제안했다.
청년일보는 김화종 단장을 만나 ‘국민신약배당 정책’을 제안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국민신약배당 정책’은 어떠한 내용인지 들어봤다.
◆ “신약 R&D, 선진국 따라잡으려면 ‘발상 전환’ 필요…AI와 바이오 융합으로 격차 줄여야”
김화종 단장이 ‘국민신약배당’을 제안한 이유는 반도체와 IT 기술 이후 우리나라를 책임질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바이오산업을 선진국과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김 단장은 국내 제약사가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지적하며, 이제라도 단순하게 신약 R&D 투자·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막연한 구호에서 벗어나,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 제시를 통해 바이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KTX 탑승을 위해서는 개찰구를 반드시 지나야 한다는 상식에서 벗어 던지고 개찰구 없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처럼 AI 모델을 만들려면 반드시 데이터를 가져와야 한다는 기존의 상식을 넘는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 활용에서 데이터 보안이나 윤리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주로 기관 외부로 데이터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착안, 데이터 이동이 없다면 관련 문제를 최소화하고,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소모되는 막대한 비용·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국민신약배당 정책’을 제안하게 됐음을 밝혔다.
김화종 단장은 “전자·IT기술은 핵심 기술력만 있다면 빠르게 선진국과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었지만, 바이오산업은 바이오, 화학, 의학, 약학 등의 다분야 융합 산업이며, 오랜 기간 연구한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단기간 내에 바이오 선진국과 격차를 줄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바이오산업에 AI(인공지능)이 깊숙이 접목되면서 선진국을 추격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면서 “이러한 큰 전환점을 놓치지 말고 우리나라가 강한 IT기술을 활용해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국민 단일 의료보험 체계 등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의료 바이오 데이터 인프라와 통합 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바이오 데이터의 효과적인 활용 체계 구축을 통해 AI 바이오 선도국으로 진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화종 단장이 국민신약배당 정책 대해 온라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711105892_c6d346.jpg)
◆ 국민신약배당 정책, 데이터가 아닌 AI모델 공유 통한 신약 개발 전략
김화종 단장이 제안한 ‘국민신약배당 정책’은 국민의 건강보험·진료·유전체 데이터를 이동 없이 안전하게 활용해 우수한 신약 AI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가속화 및 경쟁력을 강화하며, 해당 기술로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 국민에게 일정 부분을 돌려주는 정책이다.
데이터를 기관 외부로 이동하지 않고 AI 모델 파라미터(가중치)만 공유해 성능이 우수한 AI 모델 선 개발 후 목적에 필요한 데이터만 학습에 사용하는 Model-First(연합학습) 방식으로 기존 개인정보 공유 방법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개인정보 공유 방법은 복수 데이터셋 연결 시 재식별이 가능하다는 문제점을 비롯해 ▲암호키 유출 시 원본 데이터 노출 위험 ▲고성능 연산 필요 ▲실시간 처리 불가 ▲분석 지연 및 인프라 부담 ▲표준화 절차 및 변환 작업 필요 ▲AI 학습 및 실시간 모델 적용 한계 ▲특정 인구 집단 데이터 대상 학습이 필요한 AI 모델 개발용으로는 부족 등의 문제점들이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데이터를 요청하면 중간에서 데이터 대상자를 식별하지 못하게 가공한 데이터만 보내주는데, 이러한 방식은 받을 수 있는 데이터가 제한되고, 시간도 많이 걸리면서 중간에 사람이 개입되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Model-First 방식은 데이터 활용 목적이 정해진 다음에 AI모델을 개발해 데이터를 활용하기에 데이터 제공자의 데이터가 어디에 활용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어 참여기관 확보 측면에서도 기존 공유 방법보다 더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Data First 방식은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보내야 하므로 데이터 확보 자체가 제한적이고 데이터를 받더라고 각자 직접 AI모델을 개발해야 했다면 Model-First 방식은 다양한 실세계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하여 성능이 우수한 AI모델을 바로 확보한다는 장점도 있다.
보안 문제도 데이터 보안보다 모델 파라미터 보안이 수월하며, 보안 대책도 다양한 수준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데이터 공유 방법보다 우수한 측면이 있다.
김화종 단장은 “AI 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체의 약물 반응 모델링’과 같은 바이오 데이터이지만, 데이터가 불충분해 여전히 난제”라며, “이러한 문제를 누가 얼마나 빨리 해결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력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Model-First 방식은 데이터가 아니라 완성된 AI모델을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 이동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며, AI 모델 개발자 인력 부족 문제 해소 및 기존보다 더 성능이 좋은 AI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화종 단장은 “국민신약배당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데이터의 원 제공자인 국민의 동의와 데이터 관리 기관인 병원 및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이해와 참여가 필수적이고 바이오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강한 추진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