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환자 중심 혁신 결과물”…입센코리아 ‘빌베이’, PFIC 치료 전환

등록 2025.11.01 08:00:01 수정 2025.11.01 08:00:10
김민준 기자 kmj6339@youthdaily.co.kr

세계 최초 경구용 PFIC 증상 치료제 ‘빌베이’ 국내 출시…10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복지부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성공 사례…“아시아 최초 건강보험 적용국”
입센코리아, 치료 접근성 확대 ‘노력’…“환자·가족·의료진·사회 긍정적인 영향 실천”

 

【 청년일보 】 희귀 간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약 ‘빌베이(Bylvay)’가 국내에 출시됐다.

 

간 이식 등 고위험 치료 외에는 방법이 없었던 ‘PFIC(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 환자에게 지속 가능한 치료 옵션이 마련된 것으로, 환자·의료진들은 ‘새로운 치료의 지평이 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출시와 동시에 급여 적용이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초로 건강보험을 적용한 국가가 됐다. 보건복지부의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1호 약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청년일보는 양미선 입센코리아(Ipsen Korea) 대표로부터 국내 출시와 동시에 ▲환자 ▲의료진 ▲대한민국 등에게 각각 의미 있는 존재가 된 ‘빌베이’는 어떤 의약품이고,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빌베이’ 출시 전후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해 들어봤다.

 

◆ 희귀질환 ‘PFIC’, 치료법은 간 이식이 ‘유일’…“빌베이, ‘경구용 치료 기회’ 마련”

 

먼저 ‘PFIC(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은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는 희귀 유전성 간 질환이다.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담즙이 간에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돼 간 손상을 유발한다. 영유아기부터 시작될 수 있으며, ▲극심한 소양증(가려움증) ▲성장 지연 ▲황달 ▲간 기능 저하 등이 나타난다.

 

진료가 늦어질 경우 간 경변으로 이어지거나 간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소아가 지속적인 황달이나 심한 가려움 및 성장 부진을 보인다면 조기에 전문의 상담을 거쳐 진료를 받아야 한다.

 

‘빌베이’는 PFIC 증상 치료를 위해 개발된 치료제다. 개발 과정에서 전 세계 PFIC 환자와 의료진의 목소리를 반영해 세계 최초로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됐다. 이름 자체가 ‘담즙(bile)’과 ‘길(way)’의 합성어로, 이름에 걸맞게 ‘담즙 흐름을 개선해 환자 삶의 길을 넓힌다’는 의미와 목표를 담고 있다.

 

‘빌베이’의 존재는 PFIC 환자와 가족, 의료진 모두에게 의미를 넘어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기존에는 치료 옵션이 ‘간 이식’이라는 고위험 치료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간 이식도 평균 10% 이상의 실패율과 심각한 합병증 위험을 동반했으며, 이식 후에도 재발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최대한 버티다가 간 이식을 받아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은 밤낮 없이 찾아오는 가려움 등으로 인해 ▲수면 부족 ▲학업 중단 ▲사회적 고립 등 일상 전반에 걸쳐서 크고 작은 육체적·심리적·경제적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빌베이’는 간 이식 없이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게 해주는 유일한 약물로, 환자에게 신체의 장기를 그대로 지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환자와 가족에게 삶의 질 저하를 완화하고,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약제가 아니라 환자(아이)와 가족의 삶을 되찾아주는 치료 옵션이라는 점에서 ‘빌베이’는 환자·가족·의료진 모두에게 의미가 남다른 약제라고 할 수 있다.

 

양미선 대표는 “입센코리아는 환자 중심의 혁신을 바탕으로, 희귀질환 및 중증 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면서 “그 일환으로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과 환자 목소리 반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빌베이’ 개발을 통해 기존에는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전 세계 PFIC 환자와 가족에게 경구용 치료 기회를 마련했다”면서 “환자와 가족들이 ‘빌베이’를 통해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빌베이 급여화,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성공 사례…“韓, 아시아 최초 건강보험 적용국”

 

또한, ‘빌베이’는 보건복지부가 2023년부터 중증·희귀난치질환 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인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1호 약제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에도 의미가 깊은 치료제다.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평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건강보험 등재 기간 단축을 목적으로 하는 시범사업이다.

 

‘빌베이’는 국내 출시 과정에서 희귀질환 치료제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시범사업 1호 약제로 선정됐다.

 

이후 ‘빌베이’의 임상적 가치와 사회적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자 어려움으로 대두됐으나, 입센코리아는 환자단체·의료진·정부와의 투명한 협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올해 10월 급여 적용이라는 결실을 거둘 수 있었으며, 이러한 결실은 단순한 신약 도입과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사례를 넘어 우리나라가 아시아 최초로 ‘빌베이’의 건강보험 적용을 결정한 국가가 됐다는 업적으로 이어졌다.

 

이는 희귀질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진전이자 의료계·환자단체·정부·제약업계가 함께 만든 변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신속한 제도적 지원과 희귀질환 환자 보호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양미선 대표는 “시범사업 1호 약제로 선정된 것은 큰 영광이자 책임이었다”면서 “혁신 치료제의 신속한 도입이라는 긍정적 기대와 함께 제도적 절차의 복잡성과 급여 적용까지의 불확실성 등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빌베이’가 시범사업 1호 약제로 선정됐을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 및 소아소화기영양학회 등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환자 중심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노력한 결과, 성공적으로 급여 적용이 이루어졌다”면서 “빌베이의 국내 도입이 희귀질환 치료 환경 개선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미선 대표는 “글로벌 제약산업에서도 한국의 ‘빌베이’ 도입·급여화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면서 “입센코리아로서는 환자 접근성 향상과 글로벌 롤-모델로서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게되는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입센코리아, 희귀 담즙정체성 간질환 치료환경 조성 ‘노력’…“환자 중심의 혁신 최우선”

 

추가로 입센코리아는 이번 ‘빌베이’의 국내 출시를 계기로, 희귀 담즙정체성 간질환(Rare Cholestatic Liver Disease) 분야에서 환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최근 ‘빌베이’는 PFIC 외에도 알라질 증후군(Alagille Syndrome)에 대해서도 식약처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에 입센코리아는 해당 적응증에 대한 국내 허가 및 급여 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다.

 

‘알라질 증후군’은 간 외에도 ▲심장 ▲안면 ▲척추 등 다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 희귀질환으로, 치료 접근성이 매우 제한적이다.

 

입센코리아는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치료제 ‘아이커보(Iqirvo)’의 국내 출시도 준비 중이다. ‘아이커보’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옵션으로, 현재 국내 허가를 완료하고 급여 적용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입센코리아는 치료제 도입과 함께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환우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조기 진단 및 치료 환경 개선 ▲환자 교육 ▲사회적 인식 제고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희귀질환 인식 제고 캠페인과 ▲환자 교육 프로그램 ▲의료진 역량 강화 워크숍 ▲사회공헌 활동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희귀질환 환자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환자 지원 프로그램과 공공기관·학계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할 예정이다.

 

양미선 대표는 “입센의 기업철학은 ‘환자와 사회에 대한 집중(Focus on Patients and Society)’로, 모든 임직원이 환자·가족·의료진·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문화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입센 글로벌 본사는 ‘Generation Ipsen – For Positive Change’ 전략에 따라, 환자·사람·사회·환경(Patients, People, Society, Environment)을 고려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입센코리아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전략을 로컬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센코리아는 환자·보호자·병원·사회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며, “환자 중심의 혁신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해 희귀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치료 접근성 확대 등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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