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광그룹, 전직 계열사 임원들 잇단 고소 '잡음'

등록 2025.11.05 08:30:00 수정 2025.11.05 09:54:58
김양규 기자 kyk74@youthdaily.co.kr

태광그룹, 회사 자금 유용 및 횡령 등 혐의로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장 고소 '법적 분쟁' 전개
양측간 진실 규명 두고 법적 다툼 장기화 속 흥국화재 전 임원들 배임혐의로 잇단 고소 '논란'
흥국화재, 특정 손사업체에 경쟁사 대비 높은 수수료 지급 등 손실 야기...일각선 "되레 이익"
업계 "건당 수수료 vs 평균 수수료" 두고 인식 차이 속 배임 주장에 "납득하기 어렵다" 지적
일각, 흥국화재 내부 실무진들 사이 "되레 손익에 개선" 의견 제기 속 그룹측이 "의견 묵살"
"김 전 협의회장 비위 적발 활용" 의혹에...일각 "이 회장, 보고내용 정확성 인지 여부' 의구심
흥국화재측 "(임원들) 고소한 상황만 인지할 뿐, 향후 수사 등 사실관계 확인할 수 있을 것"

 

 

【 청년일보 】 태광그룹의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장(이하 협의회장)과 회사 자금 유용 및 배임 혐의 등 이른바 '경영농단(?)'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태광그룹이 보험 계열사인 흥국화재의 전직 임원들도 배임 혐의로 잇따라 고소하고 나서 적잖은 잡음이 일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 임원들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구속돼 있는 기간 동안 이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반의 업무를 아우르며 사실상의 그룹 경영을 총괄해 온 김기유 전 협의회장의 재임 시절 그와 연관(?)이 있는 특정 손해사정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사측에 불리한 수수료로 계약을 체결, 부당한 이익을 제공해 금전적 손실을 야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 등 일각에서는 해당 손해사정업체가 김 전 협의회장과 무관한 곳이자, 손해사정업무 위탁을 통해 손해사정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도출했음에도 되레 배임 혐의로 고소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흥국화재 명의로 고소가 진행됐으나, 흥국화재 내부에서는 이들 임원들에 대한 배임 혐의 주장이 무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그룹차원에서 고소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또한 흥국화재측은 현재 논란이 된 손해사정업체에 대해 그룹으로부터 계약을 해지하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전달받은 상태로, 양측간의 갈등이 애꿎은 하청업체의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흥국화재측은 현재 이들 임원들에 대한 고소가 이뤄진 만큼 향후 수사 및 재판 결과가 나올때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기유 전 협의회장과 연관성(?) 의혹....태광그룹, 수의계약에 높은 수수료 책정 "금전적 손실 야기" 배임

 

5일 보험업계 및 손해사정업계 등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보험 계열사인 흥국화재는 올해 초 장기보상업무를 담당했던 이 모 및 박 모 상무 등 일부 임원들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이하 배임) 혐의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최근 이들 임원들이 퇴직 한 후 후임을 맡아 해당 업무를 수행해 왔던 김 모 실장(대행)에 대해서도 보직을 해임했다.

 

흥국화재가 이들 임원들을 배임 혐의로 고소한 이유는 이들이 재직 기간 중 보험금 지급 청구에 대한 정보입력 및 심사업무 등 장기보험에 대한 손해사정업무를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경쟁사에 비해 높은 수수료를 책정, 지급토록 해 사측에 금전적 손실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김기유 전 태광그룹 협의회장의 배임 등으로 법적 분쟁을 겪고 있는 태광그룹이 김 전 협의회장이 실권한 후 전 계열사를 상대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면서 기존 임원들을 대거 해임했는데 김 전 협의회장 재임 시절 재직했던 일부 임원들에 대해서는 배임 혐의로 고소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들 흥국화재 임원들의 경우에는 재직 기간 중 외부의 손사업체에 업무를 위탁하면서 배당 기준을 변경, 부당하게 수수료를 높여 지급하면서 사측에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즉 흥국화재측은 이들 임원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기존의 보험금 청구 금액 300만원 이하 구간을 100만원 이하의 소액구간과 100만원~300만원 이하의 중심도 구간을 세분화한 후 신생 손해사정업체와 중심도 구간에 대해 장기보상 서면심사 위탁계약을 새롭게 체결하면서 기존 6천500원이던 수수료를 약 3배에 달하는 1만8천여원으로 책정, 지난 2017년부터 사측에 약 128여억원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직 임원들, 장기보험 손해율 높아 손사비용 절감 필요...전속 수용업체와 체결 후 수수료도 "합리적"

 

반면 이들 임원들은 흥국화재측이 자신들을 고소한 것을 두고 현재 진행 중인 김기유 전 협의회장과의 법적 다툼과 무관치 않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실상 흥국화재 주도가 아닌 태광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일종의 '프레임' 으로, 김 전 협의회장의 비위 적발에 협조하라는 심리적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태광그룹은 김기유 전 협의회장과 배임 및 횡령 등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태광그룹은 김 전 협의회장이 그룹 계열사에 김치 및 와인 강매 그리고 태광CC 연습장 리모델링 비용 부풀리기 등 각종 비위를 통해 회사 자금을 유용하고, 횡령하는 한편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로, 현재 치열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임원들은 당시 보험금 부정 청구나 산정오류 등으로 보험금 지급과정에서 발생한 보험금 누수 현상이 심화돼 손실 방지를 위해 보험금 지급단계에서의 사전 심사와 보험금 청구 검증 및 지급 프로세스의 개선이 필요한 상태였다고 한다"면서 "이에 보험금 누수 현상의 해소방안의 일환으로 손사비용 절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게 됐고, 여타 경쟁사처럼 자회사를 설립할 여건도 안돼 이에 해당 업무를 전적으로 맡아 줄 전속법인이 필요해 현재의 손사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무 수행에 따른 수수료 책정 역시 기존 6천500원으로 일률적으로 적용해오던 것을 100만원 이하의 소액심사와 100~300만원 이상 중심도 심사로 구분, 차등 지급해 심사 업무의 품질을 높이되 장기적으로 수수료 지급을 낮출 수 있도록 정보입력 및 소액심사 단자를 낮추었다"면서 "결론적으로 비용 절감이란 성과를 이끌어 냈는데 되레 배임 혐의로 고소한 것은 납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흥국화재 내부서도 성과라는데...태광그룹, 전직 임원들 잇단 고소 논란에 일방 계약해지 '갑질논란'도

 

보험업계 등 일각에서는 이들 전직 임원들의 배임 혐의를 둘러싼 논란을 둘러싸고 흥국화재 내부에서도 논란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흥국화재의 일부 실무진들은 논란이 된 손사업체에 업무를 위탁한 결과 되레 비용이 절감되는 등 큰 개선 효과를 거뒀다는 의견을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실무진들은 해당 손사업체와의 수수료 책정에 대한 손익 여부를 분석,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측에 비용이 절감되는 등 긍정적으로 효과로 이어졌다는 의견을 피력했음에도 묵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흥국화재의 경우 중심도 심사를 신설한 위탁업체의 건당 수수료 지급 체계 변경이 유리하게 적용돼 결론적으로 사측에 이익으로 귀결된 셈"이라며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기 보단 이익을 도모했다는게 내부의 분석인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을 막기 위해 보험금 지급 프로세스를 개선한 것이며 결론적으로 회사에 이익을 도모한 것인데 김 전 협의회장과 함께 배임 혐의로 엮은 것은 다소 무리한 처사"라며 "흥국화재 일각에서는 태광그룹 법무실이 김기유 전 협의회장의 비위 적발을 위한 제보 유도 등을 목적으로 이들 임원들을 압박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손사업체는 김기유 전 협의회장과 무관한 곳임에도 태광그룹측이 마치 김 전 협의회장이 실질적인 소유자란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이 처럼 말도 안되는 이유를 내세워 해당 업체는 성과를 내고도 위탁업무 계약을 해지 당할 처지에 놓이는 등 일방적으로 갑질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 흥국화재가 업무량을 늘린다고 해 인력을 보강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투자를 늘렸는데 강제 해지 당할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해당 손사업체는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상황으로, 이 처럼 2차 피해로 이어지는 등 논란이 큰 사안을 이호진 회장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지도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 흥국화재측은 "현재 (해당 임원들에 대해) 고소한 상황이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자세한 사안은 알 수 없다"면서 "수사 및 재판 등 향후 결과가 나오면 확실한 내용을 알 수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양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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