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투자협회 노동조합(이하 금투협회 노조)이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취임을 앞두고 낙하산·보은 인사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조직 안정성 및 내부 신뢰 등을 이유로 들며 신임 금투협회장으로 당선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에게 임원 인사 시 노조 의견을 경청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회 노조는 지난 22일 ‘황성엽 협회장 당선인에게 바란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조직 안정성과 내부 신뢰 확보를 강조하며 임원 인사 과정에서 노조 의견을 경청해 줄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금투협회는 금융투자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동시에 비영리법인이자 법정설립단체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율규제기관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뿐 아니라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등 다양한 정부 부처 및 국회 상임위와도 전방위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현 시점을 "코스피 5000 시대로 대표되는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있어서 자본시장의 맏아들인 협회의 역할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협회 업무는 경험과 능력을 두루 갖추고 협회 조직의 특성과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황 당선인에게 ▲낙하산·보은 인사 절대 불가 ▲직무 전문성과 내부 신망을 갖춘 임원 선임 ▲인사 과정에서 노동조합 의견 경청 등 3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노조는 “전문가 영입 명분의 외부 인사 등용은 효과가 없고, 내부갈등 및 비효율 등 비용만 유발했다는 것이 수차례 검증됐다”며 “이는 기존 구성원들의 근로 의욕과 사기를 심각하게 저하시키고 조직 안정성과 내부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또한 “임원은 오로지 그 직무에 걸맞는 전문성과 경험을 갖추고 내부의 신망을 얻어 구성원을 잘 이끌 수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조직 장악력 강화를 위한 인사를 시행한다면 협회 조직의 업무 효율성과 전반적인 생산성만 저하시킬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협회장 선거 시 회원사 의견에 귀 기울였듯, 임원 인사 시 노조 의견을 경청하는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아무리 능력과 전문성이 뛰어나더라도 구성원들 동의 없인 조직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진정한 리더십은 조직 내 팔로우십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며 “황 당선인이 협회 노동자의 의견을 반영해 투명하고 공정하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임원 인사로 화답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투협회 노조 관계자는 성명서에 대해 “인사는 통상 기관장 교체 시 수반되는 사항”이라며 “현재 특별한 갈등이나 이슈가 발생해서 성명서를 낸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투협회장이 취임 후 인사 등 검토하는 과정에서 노조 의견이 잘 반영될지 두고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기관장의 재량 의사를 통한 외부 인사 영입이 업무 수행을 위한 보좌 인력 동반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전혀 다른 기관과 회사에서 일하다가 큰 조직의 협회장으로 이동하는 만큼, 혼자 가기보다 비서나 대관 등 업무를 도와줄 수행 인력 1명 정도를 동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낙하산은 상위 기관에서 일방적으로 내려보내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번 사례는 함께 일할 수 있는 인력을 데려간 것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성엽 당선인은 지난 18일 득표율 57.36%를 얻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