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까지 노린 '기술 유출'…지난해 해외 유출 33건 중 절반은 '중국'

등록 2026.01.19 13:55:13 수정 2026.01.19 13:55:13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중국·동남아로 새는 반도체·이차전지…유출 사범 80% 이상 '내부자'
중소기업 피해 집중 속 불법 인력 중개까지 등장…경제안보 경고음

 

【 청년일보 】 지난해 국내 핵심 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사건이 급증한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반도체 첨단 기술까지 유출 대상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유출의 절반 이상은 중국으로 향했고, 범행 주체는 대부분 내부 인력이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9일 지난해 기술유출 사건 179건을 적발해 관련자 378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사건 수는 45.5%, 검거 인원은 41.5% 각각 늘어난 수치다.

 

적발된 사건 가운데 국내 유출은 146건, 해외 유출은 33건이었다. 해외 유출 국가를 보면 중국이 18건으로 전체의 54.5%를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 4건(12.1%), 인도네시아와 미국이 각각 3건(9.1%) 순이었다.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비중은 2022년 50%, 2023년 68.1%, 2024년 74.1%로 가파르게 상승해 왔으나, 지난해 들어 54.5%로 다소 낮아졌다. 경찰은 중국 외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로의 유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유출된 기술은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핵심 산업에 집중됐다. 해외 유출 기술 가운데 반도체가 5건(15.2%)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 4건(12.1%), 이차전지 3건(9.1%), 조선 2건(6%)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5월 HBM 관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던 김모 씨를 중국 출국 직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긴급 체포했다. 김씨는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 정밀 자재를 공급하던 협력사의 전직 직원으로, 경찰은 공범 3명을 추가 검거해 일당을 구속 송치했다.

 

HBM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기술이다.

 

이 외에도 메탄올 연료전지 제조 도면을 해외 투자자에게 전송한 일당 3명, 국가핵심기술인 이차전지 제조 기술 자료를 개인 노트북에 저장해 해외 경쟁업체로 이직한 전직 연구원 등도 수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기술 유출의 주체는 내부자가 절대다수였다. 전체 사건 중 피해 기업의 임직원 등 내부 인력이 연루된 경우는 148건으로 전체의 82.7%에 달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24건·13.4%)보다 중소기업(155건·86.8%)에서 피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열악한 처우와 보안 환경을 노린 범죄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법 중개 조직까지 등장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무등록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며 국내 반도체 핵심 인력을 중국 업체로 빼돌리고 3억8천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피의자를 적발해, 예금·부동산·자동차 등 3억8천만원 상당의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진행했다.

 

경찰은 지난해 기술유출 범죄를 통해 발생한 범죄 수익 23억4천만원을 환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술 유출은 개별 기업의 피해를 넘어 국가 경제 안보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주는 중대 범죄"라며 "앞으로도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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