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산업계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제재로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수출에서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모빌리티·제약·바이오 업계도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 속에 한 해를 보냈다.
재벌가 오너 2세의 일탈도 연이어 터지며 산업계는 그야말로 비참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5G 시대 개막, 친환경차, LNG선 수주 등은 큰 주목을 받았다.
▲'상생'에 좌초된 공유경제...'불법' 낙인에 사장된 모빌리티 사업
지난해 '카카오 카풀'로 문제가 됐던 모빌리티 업계가 올해는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표적인 공유경제 플랫폼사업자 타다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모델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택시업계로부터 '불법콜택시'로 규정받으며 큰 저항에 부딪혔다. 이 문제는 공유경제 플랫폼사업자와 택시기사 간 갈등을 넘어 정치권, 경영계 등 사회 전반으로 확대됐다.
검찰은 지난 10월 말 타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와 모회사 쏘카 이재웅 대표를 불법 유상운송영업 행위로 기소한 상태다.
정부와 국회도 타다 운영방식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특히 관광 목적으로 11~15인승 승합차를 빌리는 경우 등에 한해서만 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만들어 현재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타다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 '미-중 무역 분쟁' 불똥 튄 이통업계
중국은 올해 화웨이 사태로 최악을 국면을 맞으며 미국과 무역분쟁에 돌입했다.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두 나라 사이에 대한민국은 한일 경제갈등까지 더해지며 기업들의 어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 가중된 시기였다.
특히 미국의 ‘반 화웨이’ 전략은 유럽·일본·호주 등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를 대상으로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거부를 종용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미 정부는 국내에도 '장비 보안 우려'를 이유로 LG유플러스의 화웨이 LTE 장비도입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존 통신장비와의 호환성을 고려해 LTE에 이어 5G에도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
LG유플러스는 미국 측 반발을 우려해 주요 군사보안 지역과 미군기지 주변의 기지국은 중국의 화웨이가 아닌 다른 나라의 회사 장비를 설치했다. 그러나 지난 달 6일 미 대사관이 개최한 리셉션에 국내 이동통신사 중 LG유플러스 측만 참석하지 않아 미 정부의 'LG 배제설'이 불거졌다.
▲"끝없는 위기 속 위기"...갈피 못잡는 제약·바이오 업계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인보사 사태와 연이은 임상 실패로 그 어느 때보다 큰 시련을 겪었다.
코오롱은 올해 인보사 사태를 겪으며 적잖은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는 과정에서 주요 성분에 대한 허위자료가 제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판매 허가가 취소되고 검찰의 수사로 코오롱생명과학 임원이 구속 기소돼 곤혹을 치루었다.
또 상업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무용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신라젠과 임상 3상에서 초유의 약물 혼용 사태를 초래한 헬릭스미스 등 연이은 악재가 이어졌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되는 등 여론으로부터 큰 지탄을 받았다.
끊임없이 불거지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행보는 투자자와 여론으로 상당한 지탄을 받아야 했다. 특히 3상 실패 발표를 전후로 나타난 경영진의 미씸적은 행동들이 하나둘씩 발각되면서 숱한 의혹을 생산하고 결과적으로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신뢰도를 하락시켰다.
▲"넥슨 인수합병설'...아닌 밤중에 홍두깨
지난 1월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이 매각추진 소식이 들려왔다.
김정주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NXC) 대표가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게임업계에 큰 혼란이 일었다.
인수전에 글로벌 사모펀드 업체가 뛰어들며 "국내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염려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넥슨 매각 사태는 지난 6월 김 대표가 매각을 보류하면서 일단락됐다.
이후 넥슨은 게임사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PC온라인/모바일사업 부문을 통합하고 산하에 9개 그룹을 두는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또 매년 참석하던 '지스타'까지 불참하며 매각 시도로 어수선했던 사내 분위기를 수습하는데 매진했다.
▲ 툭하면 부동산규제···정책 남발로 논란만 양산
올해 부동산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한남3구역' 재개발 등 각종 부동산 정책들이 남발하면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는 최근 18번째 부동산 정책을 내놓으며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며 안정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정책은 나올 때 마다 서울시 집값을 더욱 요동치게 만들었다. 결국 서울과 지방의 집값 격차는 더욱 벌어진 '초양극화'가 나타났다.
전세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동안 입주물량 증가로 인해 전세가격 하락세가 멈추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영향과 함께 신규 공급 축소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부지역에서는 전세가격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대두 중이다.
또 지난달 전국적으로 고르게 입주물량이 축소되면서 공급에 대한 부담이 점차 완화되며 전세가격(0.08%)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청년일보=박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