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백신 접종이 하루 뒤인 26일부터 시작된다.
국내 첫 백신으로 허가받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24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북 안동공장에서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로 옮겨졌으며, 25일 오전 5시 30분부터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기 위한 긴 여정의 출발이다.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이천 물류센터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재분류, 포장 작업을 거쳐 전국의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 약 1,900곳에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출하 과정을 마친 백신은 약 78만5,000명분(157만도스)으로,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75만명보다 약 3만5,000명분 더 늘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생물학적 제제의 특성상 백신의 생산 수율에 따라 최종 생산량은 목표치와 달라질 수 있다”며 “최종 출하된 물량은 약 3만5,000명분, 즉 7만도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78만5,000명분 가운데 17만3,500명분(34만7,000도스)이 1차로 전날 이천 물류센터에 도착했으며 나머지는 이날부터 나흘간 일별로 16만3,000명분, 16만3,500명분, 14만3,000명분, 14만2,000명분씩 나눠서 들어올 예정이다.
백신은 차량과 선박을 이용해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백신 운송용 냉장 트럭을 이용할 경우 순찰차와 군사 경찰차, 또는 특전사 차량이 앞뒤로 붙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며 호위에 나선다. 제주도와 울릉도에는 기본적으로 선박편으로 백신이 배송되지만 기상 악화 등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항공편이 동원된다.
본격적인 접종은 26일 오전 9시부터 전국적으로 일제히 시작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접종을 희망한 대상자는 요양병원 18만6,659명, 노인요양시설 및 정신요양·재활시설 10만2,612명 등 약 28만9,000여명이다. 이들은 만 65세 이하 종사자 및 입소자로, 전체 접종 대상자의 93.6%에 달한다.
다만 접종 당일에 미루거나 사정상 접종할 수 없는 경우를 포함하면 최종 접종률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평소 의사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은 병원 내에서 직접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의사는 환자가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37.5도 이상 열이 나거나 기침 또는 인후통 등 증상은 없는지 등을 예진 과정에서 꼼꼼하게 확인한 뒤 접종해야 한다. 접종자는 백신을 맞은 후 15∼30분 정도 자리를 뜨지 말고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살펴야 한다.
반면 평소 상주하는 의사가 없는 노인요양시설, 정신요양 재활시설에서는 보건소 방문팀이나 해당 시설과 계약한 의사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직접 찾아가서 접종한다. 보건소 방문팀은 의사 1명, 간호사 1명, 행정인력 2명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 역시 접종 대상자의 몸 상태를 확인한 뒤 예진→접종→접종 후 관찰 순서로 진행한다.
기본적으로 당일 개봉한 백신은 당일에 사용하며 잔량은 폐기 처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간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이어졌던 ‘1호 접종자’는 당초 방침대로 요양병원·시설에서 나올 전망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1호 접종’이라는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요양병원이나 요양) 시설의 종사자·입소자 모두가 다 첫 번째 접종 대상자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공급받는 화이자 백신은 이날 네덜란드 현지 공항을 출발해 이르면 26일 낮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이번 첫 화이자 백신은 코백스와 계약한 1,000만명분 가운데 초도물량 5만8,500명분(11만7,000도스)이다.
화이자 백신 접종은 27일부터 중앙예방접종센터인 국립중앙의료원 등 5곳에서 시작된다. 감염병 전담병원, 생활치료센터 등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의료진 등 약 5만5,000명이 이 백신을 맞는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