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통화정책 (中)] "기준금리 상승세에"...당국 엄포에 은행권 금리인상은 '미정'

등록 2023.01.16 08:00:00 수정 2023.01.16 08:00:05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3.50%까지 오른 기준금리에도...시중은행들 금리인상 주춤
3% 후반대 정기예금 금리에...대출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존 3.25%인 기준금리의 0.25%포인트(p)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이 배경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은의 이 같은 결정은 여전히 5%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비롯, 1.25%까지 벌어진 미국 기준금리와의 격차를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최종금리에 대한 견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물가·환율 안정 방점"...한은, 7연속 기준금리 인상 배경 이목

(中) "기준금리 상승세에"...당국 엄포에 은행권 금리인상은 '미정'

(下) 올해 마지막 인상 임박...증권가, 3.50% vs 3.75% 엇갈린 전망

 

【 청년일보 】 한국은행 금융통회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3.50%까지 올렸지만, 은행권은 금리인상에 대해 주저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13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에도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 인상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금리 인상 당시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정기예금 및 적금 금리를 올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 당국 대출금리 인하 권고...금리산정 합리성과 투명성 요청

 

1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정기 예·적금 금리 등 수신금리는 지난해 10월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를 한번에 인상)'의 영향으로 정기예금 금리는 무려 5%까지 치솟았다.

 

금리 상승의 지난해 11월 정기예금에만 27조7천억원이 넘는 시중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이후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금리경쟁 자제 요청에 현재 정기예금 금리는 3%대 후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수신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 등 여신금리 역시 요동쳤다. 수신금리의 인상이 시차를 두고 지난해 12월 대출금리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주담대 금리는 8%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오른 수신금리가 대출금리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지표인 코픽스의 산정 요인 중 저축성 수신상품 금리의 기여도가 8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대출금리 상승에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점검하겠다"며 시중은행에 대출금리를 인하를 권고하고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금리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은 개선토록 하는 등 금리산정체계의 합리성과 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원장은 13일에도 "은행은 가산금리 조정 등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은행이 작년 순이자 이익 등 규모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강조했다.

 

 

◆ 은행권 대출금리 줄줄이 인하...추가 인하 가능성도

 

금융당국의 엄포에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금리 인하에 동참하면서 금리는 약 1%p 가까이 낮아졌다.

 

NH농협은행은 금리 상승기 고객 부담 완화 차원에서 오는 20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8%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으며, 우리은행도 13일부터 급여 이체나 신용카드 사용 등에 관한 우대금리를 추가하거나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은 또 신잔액코픽스(6개월)를 기준으로 하는 전세대출을 재개하기로 했다. 현재 신잔액코픽스는 신규코픽스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더 낮은 금리로 전세 대출이 가능하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최근 가계대출금리를 낮췄다. 이달 초 6%대를 보이던 신한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이날 연 5.85%로 5%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하나은행도 지난 1일부터 주담대 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했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이날 5.35~6.75%(변동금리·신잔액코픽스 연동)으로 종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가 올랐지만 오히려 대출금리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떨어진 만큼, 대출금리 역시 시간을 두고 하락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리인상 자제를 은행들에 당부하고 있는 만큼, 한 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서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 역시 "올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3%대 후반에서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대출 금리도 시간을 두고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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