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연체율 때문에"...'BNPL' 출시 미루는 카드업계

등록 2023.06.28 08:00:00 수정 2023.06.28 09:06:31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KB국민카드 "대내외 여건 검토중...연내 BNPL 서비스 출시 목표"
카드업계 "잘 갖춰진 간편결제 인프라...BNPL 수요 저하에 한 몫"

 

【 청년일보 】 카드업계가 결제시장의 새 먹거리로 불리는 BNPL(Buy Now Pay Later,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 출시를 미루는 분위기다.

 

이는 BNPL 서비스 자체가 후불결제인 동시에 카드발급이 어려운 청년층이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카드사로서는 당장 BNPL 서비스를 출시해 연체율을 더 끌어올릴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통합 결제 비즈니스 전문 기업 다날과 손을 잡고 지난해 3분기 BLPL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을 면밀히 검토중에 있다"며 "올해 안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BNPL은 현금 없이도 물건을 사고 나중에 결제하는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다.

 

특히 신용카드와는 다르게 가입절차가 까다롭지 않고, 할부 결제임에도 이에 따른 수수료가 없어 금융이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MZ세대 및 신파일러(Thin Filer)들에게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빅테크를 중심으로 BNPL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2021년 4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토스도 만 19세 이상 토스 이용자 중 일부를 대상으로 BNPL 서비스를 오픈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앞선 두 곳과 달리 모바일 교통카드 형태의 BNPL 서비스를 지난 1월 출시했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서는 BNPL 서비스 도입에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1년 가까이 서비스 출시를 미루고 있으며, 현대카드 역시 지난해 무신사와 손을 잡고 BNPL서비스를 내놨지만, 2개월 만에 업데이트를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한 이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카드업계가 BNPL 서비스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로는 우리나라의 높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꼽힌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보급률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국내에는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애플페이 등 온·오프라인에서 신용카드와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만큼, 신용카드 발급이 힘든 젊은 청년층과 저신용자 층을 제외하곤 BNPL의 수요가 크지 않다는 게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도 사실상 후불결제의 개념이다"라며 "신용카드 발급이 용이한 편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 카드사들이 굳이 BNPL까지 도입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올해 큰 폭으로 오른 연체율 역시 카드사들이 BNPL 출시를 망설이는 이유로 손꼽힌다. 빅테크의 경우 연체율을 공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신용카드는 법적으로 연체율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등 7개 카드사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 연체율이 나란히 2%대를 넘어섰다. 

 

리볼빙 서비스의 연체총액은 1천500억원, 연체율은 평균 2.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연체액의 경우 총 7천600억원,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1.79%에서 평균 2.13%까지 올랐다. 

 

더욱이 BNPL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씬 파일러들의 수요가 많은 만큼, 카드사들의 입장에서는 최근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BNPL 서비스를 출시해 연체율을 추가할 이유는 없다는 게 카드업계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BNPL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빅테크(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의 연체율은 모두 전년 말 대비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BNPL 서비스 자체가 금융이력 부족자도 이용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이기 때문에 연체율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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