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편의점에서 물건 사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각종 게임은 물론 케릭터까지, 배도 채우고 좋아하는 콘텐츠를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어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게임 지적재산권(IP) 협업 상품을 구매한 30대 소비자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A씨와 같은 MZ세대(밀레니얼 및 Z세대)를 중심으로 IP 협업 상품이 인기를 끌자, 주요 편의점업체들은 각양각색의 상품을 내놓으며 이들의 수요를 선점하고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일수록 동일한 품질의 상품일지라도, 어떤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하는지의 여부가 구매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게임, 케릭터, 영화, 드라마 등 각종 문화콘텐츠 분야를 막론하고 각 업체가 인기 IP와의 협업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은 각종 협업 상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모으고 있다.

 

먼저 CU는 전국 1만8천여개의 최다 점포를 활용해 업종을 넘나들며 협업 상품을 출시해 채널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지난 7월 CU는 숯불돼지갈비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와 콜라보한 RMR 상품 16종을 출시했다. 도시락, 햄버거, 주먹밥, 육포 등 16가지 메뉴들로 구성했다.

 

CU는 식품 제조사와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CU는 3월 농심과 유통업계 최초로 간편식 제휴를 맺고 짜파게티 소스를 활용한 간편식을 출시했고, 6월에는 배홍동 만능소스를 활용한 간편식 6종도 내놓았다. 

 

아울러 CU는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캐릭터 IP 협업을 통해 현대백화점 대표 캐릭터인 흰디가 그려진 젤리를 출시하기도 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협업 상품은 높은 품질과 브랜드로 당사의 매출 증진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CU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색다른 협업을 통해 업계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S25 역시 활발한 IP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GS25는 월 평균 5개 내외의 IP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70% 가량 확대된 규모다.

 

GS25는 25일부터 팔도와 손잡고 팔도비빔장을 활용한 간편식 3종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이번 신제품 팔도비빔장 간편식 3종은 팔도 삼겹구이한판도시락·팔도 우삼겹주먹밥·팔도 비빔국수·왕교자 등이다. 

 

먼저 팔도 삼겹구이한판도시락은 팔도비빔장과 ‘삼겹살 구이’를 메인 반찬으로 구성한 상품이다. 여기에 고사리, 콩나물 등 나물을 곁들여 비빔장과 밥 그리고 고기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스틱형 팔도비빔장 소스가 동봉된 것이 특징이다. 

 

팔도 우삼겹주먹밥은 팔도비빔면과 우삼겹 조합을 주먹밥으로 구현해 낸 상품이다. 팔도비빔장 소스로 비빈 밥에 우삼겹을 토핑으로 넣어 씹는 재미에 맛을 더했다.

 

팔도 비빔국수·왕교자는 팔도비빔장과 잘 어울리는 소면에 오이와 계란을 추가해 아삭한 식감은 물론 포만감을 높였다. 여기에 튀김 왕교자 만두를 더해 비빔면과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GS25의 대표 IP 협업 상품은 배우 김혜자의 브랜드를 활용한 간편식이다. 이 상품은 GS25에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운영됐으며, 가격 대비 양과 품질이 좋다는 '혜자롭다'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는 등 인기를 구가한 바 있다. 

 

고물가 장기화에 김혜자 도시락에 대한 소비자의 재출시 요구가 높아지자 GS25는 해당 협업 상품을 2023년 2월부터 재출시해 주먹밥, 햄버거 등 30여종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출시부터 올해 8월 28일까지 누적 판매수량은 4천500만개를 넘어섰고, 혜자로운집밥 도시락이 출시되자 올해 2월까지 도시락 카테고리 매출은 출시 전 동기 대비 1.5배 신장했다.

 

넷플릭스와 함께 출시한 협업 상품도 1년간 누적 1천만개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GS25는 작년 6월부터 '넷플릭스콤보팝콘' 등 33종의 협업 상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1년간 누적 판매량은 1천157만개를 돌파했고, 매출은 약 35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협업 상품의 경우 해외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 현재까지 대만, 필리핀, 베트남, 홍콩 등 4개국 대상 100만달러 수준의 넷플릭스 상품 수출이 이뤄졌다.

 

GS25 측은 다양한 해외 국가와의 활발한 수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 기준 300만달러 규모 이상의 넷플릭스 상품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넥슨의 인기 모바일 게임 '블루 아카이브'와 협업해 선보인 협업 상품이 인기를 구가한 바 있다. 

 

GS25는 블루아카이브 협업 상품으로 빵, 도시락 등을 기획하고 71종의 블루아카이브 캐릭터 스티커와 게임 아이템 쿠폰 등을 각각 동봉했다. 한정판 굿즈인 ▲캔배지 ▲아크릴 키링 ▲아크릴 스탠드 등도 판매했다. 해당 IP 협업 상품은 3개월만에 400만개 규모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2월에는 네이버웹툰 '마루는강쥐', '냐한남자'와 협업한 상품, 굿즈를 한정 기간 운영했으며, 총 400만개를 판매했다. 
 
GS25는 8월부터 스포츠 스타 신유빈 선수와의 협업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신유빈의 간식타임’ 10종은 출시 약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8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신유빈 선수가 실제 경기에서 먹었던 에너지젤인 ‘요헤미티 에너지젤(10입)’은 5일 만에 준비수량 500세트가 모두 완판되며 오는 10월 GS25 전용 상품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GS25 관계자는 "IP 콘텐츠는 각각의 기업, 콘텐츠별 고객의 전이를 활발하게 하거나 마케팅 주목도를 높여 상품의 흥행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라면서 "IP 협업 상품의 경우 바이럴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바이럴이 많은 상품은 곧 히트 상품으로 인식되며 일반 고객의 신규 유입 효과도 창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세븐일레븐은 코로나19 홧산 이후 MZ세대를 중심으로 늘어난 '아트슈머(소비를 통해 문화적 만족감까지 충족시키는 소비자층)'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휴지, 햄버거, 스타킹 등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자체 브랜드(PB) '세븐셀렉트'의 상품에 예술을 접목시켜 왔다.

 

대표적으로 2021년부터 선보인 세븐일레븐만의 차별화 와인 '앙리마티스 와인'은 야수파 대표 화가 앙리마티스의 드로잉작을 와인라벨에 디자인한 상품으로 국내에 '아트와인' 열풍을 일으키며 인테리어 소품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세븐일레븐은 앙리마티스 와인 시리즈가 누적 판매량 60만병을 기록하며 와인코너의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달 1일부터 새로운 앙리마티스 시리즈 상품인 '앙리마티스 트리벤토 재즈'를 출시했다.

 

또한 3년만에 새로운 아트와인으로 배우 하정우와 손잡고 '콜 미 레이터 바이 러시안 잭 소비뇽 블랑' 지난달 일부 점포에 먼저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와인은 오는 10월 14일부터 전국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스테디셀러 PB 상품인 '세븐셀렉트 컵커피'를 국내 그래피티 디자이너 범민씨와 손잡고 '세븐셀렉트 헬로맨 컵커피'를 리뉴얼하기도 했다. 커피 종류에 따라 6가지의 각기 다른 디자인의 헬로맨을 모습을 담아 골라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마트24는 이색 협업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일례로 최근 이마트24는 예스24와 협업해 '달러구트 꿈 백화점 넛츠쿠키칩'을 선보였다. 예스24는 올해 2월 책속에 등장하는 음식을 현실화하는 '책장셰프' 공모전을 진행해 4만2천여개의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이 공모전에서 제안된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등장하는 심신안정용 쿠키를 만들어 달라는 아이디어가 상품화된 것이다.

 

이마트24가 5일부터 판매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 넛츠쿠키칩'은 예스24와의 협업 취지에 따라 책을 읽는 소비자들이 손에 묻히지 않고, 한입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개발했다. 또 달러구트 꿈 백화점 도서의 디자인과 라벨지를 패키지에 담아냈다.

 

이마트24는 롯데웰푸드의 '빵빠레', 'ABC초콜릿' 등 장수 인기 브랜드를 새롭게 재해석해 9종의 상품으로 선보인 바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스크림 빵빠레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스낵인 ‘빵빠레소프트스낵바닐라우유맛’으로 변신했고, ABC초콜릿은 'ABC핫초코'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출시됐다. 

 

협업상품을 위해 이마트24는 약 8개월간 30여개가 넘는 상품 아이디어를 롯데웰푸드에 제안하고, 협의한 끝에 9가지의 차별화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이마트24는 롯데웰푸드의 스테디셀러 상품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맛은 물론이고, 패키지 특유의 색상과 이미지를 전면에 디자인해 친숙도를 높였다. 

 

또한 이마트24는 올해 8월부터 티맵모빌리티(이하 티맵)과 협업해 '강릉편' 먹거리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해당 상품은 이마트24가 티맵의 핵심 서비스인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맛집'을 선별하고, 선별된 맛집 메뉴를 상품화한 게 특징이다. 

 

작년 6월 25일부터 1년간 강릉 현지인 경로안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맛집의 인기 메뉴를 상품화해, '숙주 돈까스 도시락', '돈까스 버거', '계란말이 김밥', '토핑유부초밥', '꼬막장김밥', '짬뽕파스타' 등을 선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색적인 상품을 찾는 젊은 소비자가 편의점을 찾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앞으로도 IP 협업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업체 입장에서도 다양한 구색의 상품을 기획해 선보일 수 있고, 소비자도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하는 트렌드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