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10월 쌍용건설과 하도급업체 직원들이 KT 판교 신사옥에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쌍용건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0/art_17413286848606_3c05a3.png)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올해로 취임 3년차를 맞았지만 대내외적 상황이 녹록치 않다. 취임 첫 해부터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사업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불확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더군다나 공사비 추가 지급을 놓고 건설업계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청년일보는 KT 김영섭號의 경영 행보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上) “AI사업, 이익은 글쎄”…KT, 투자 대비 수익성 제고 ‘급선무’
(中) “지속 성장 가능한데”…김영섭號, 호텔 매각 움직임에 ‘시끌’
(下) “추가 공사비 지급불가”…KT, 건설업계와 갈등 ‘격화’
【 청년일보 】 다수의 5성급 호텔을 보유하는 등 부동산 큰손으로 통하는 KT가 부지개발과 사옥건립 과정에서 공사비 추가 지급을 두고 건설업계와의 이견으로 법정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법원은 약 4년간 이어온 KT와 GS건설간의 공사대금 청구소송에서 GS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아울러 현재 KT는 사옥과 호텔건설 등 다수의 공사 과정에서 추가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4개 건설사와 소송 및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 KT-GS건설 소송, 법원 "KT, GS건설에 추가 공사비 일부 지급하라"
10일 법조계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은 GS건설이 KT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비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GS건설이 KT에게 청구한 약 98억원 중 77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한 것이다. 이번 소송은 KT와 GS건설 간의 지난 2016년 계약에서 발생한 공사비 분쟁에 관한 것으로, 소송과정 내내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KT는 2016년 7월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KT 신사지사 부지에 호텔을 건설하기 위해 GS건설과 1천133억원 규모의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에 따르면 호텔은 지난 2019년 4월에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세 차례의 설계 변경과 공사 기간 연장으로 인해 3개월 후인 2019년 7월에 완공됐다.
양측의 다툼은 설계변경에서 비롯됐다. GS건설은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 공사비 약 90억원과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 공사비 8억4천만원을 KT에 청구했다.
이에 대해 KT는 설계 변경은 GS건설의 책임이며, 그로 인해 발생한 추가 공사비는 과다하다고 주장했다. KT 측은 설계 변경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어 KT는 GS건설이 제시한 공사비 산정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하며, GS건설 측에 추가 공사비 지급을 거부했다.
결국 지난 2020년 5월, GS건설은 KT를 상대로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총 98억원 규모의 추가 공사비와 관련된 금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양측은 소송을 통해 약 4년간 수차례 법적 다툼을 벌였고, 그 결과 법원은 지난해 11월 GS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GS건설이 청구한 공사비 중 약 77억원을 KT에게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KT는 이 판결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으나, 하루 만에 항소를 취하하면서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 KT, 현재 다수 건설사와 '대치 중'
KT측의 패배로 끝난 GS건설과의 공사비 분쟁 외에도 KT는 현재 쌍용건설과 공사비 문제로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KT는 쌍용건설과의 판교사옥 공사와 관련해 추가 공사비 171억 원을 요구받고 있다.
KT는 쌍용건설과 지난 2020년 967억원에 KT 판교 신사옥 건설 공사를 계약했다. 판교 신사옥은 지난 2023년 4월 준공됐으나 공사과정에서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재비와 인건비가 급등하며 쌍용건설은 발주사인 KT에 추가 공사비를 청구했다.
KT는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조정을 하지 않기로 한 '물가변동배제특약'을 내세워 쌍용건설의 요구를 거부한 상태다.
이어 KT가 지난해 5월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하자 쌍용건설은 즉각 반발하며 강경 대응방침을 밝혔다.
당시 쌍용건설 측은 입장문을 통해 "황당하고 억울하다"며 KT가 공사비 분쟁에 대한 협상의 의지 자체가 없음을 지적했다. 추가로 쌍용건설은 공사대금 청구 반소를 제기했다.
현재 양측은 재판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14일 열린 1차 변론은 공사비 인상 내역에 대한 감정평가를 신청하고 다음 변론기일을 지정하는 것으로 속행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두 회사의 입장 변화는 없었다. 법원은 오는 21일로 2차 변론기일을 정했다.
또한, KT의 자회사 KT에스테이트는 부산 초량 오피스텔 개발사업을 맡았던 한신공영과도 공사비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신공영은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 공사비 140억원을 요구했으나, KT는 '물가변동배제특약'을 주장하며 이 역시 지급을 거부했다.
이 건은 지난해 11월 첫 변론기일에 이어 현재 3차 변론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KT는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와도 공사비 증액을 두고 협의 중이거나 법적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T의 광화문 웨스트사옥 리모델링을 시공한 현대건설은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해 발생한 300억원가량의 추가 공사비를 KT에 청구할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KT는 옛 KT강북지역본부 부지가 포함된 광진구 자양1재정비촉진구역 공사를 진행 중인 롯데건설로부터 1천억원대 공사비 증액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건은 직접적으로 분쟁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공사비 증액 여부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