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채용(中)] "신입 보다 경력직 선호"…채용시장 먹구름에 청년 '울상'

등록 2025.03.09 08:00:04 수정 2025.03.09 08:00:12
최철호 기자 cch8815@youthdaily.co.kr

대기업 10곳 중 6곳, "올 상반기 신규채용 없거나 미정"
구직 중 청년 "대기업 선호하지만 경쟁치열…바늘구멍"
삼성 곧 채용 돌입, 현대차그룹·금호·서희건설 "채용중"

 

국내 내수 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기업 채용 시장이 얼어붙었다. 사회 진출을 꾀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야속하기만 하다. 채용 규모를 줄이는 것을 넘어 아예 신입사원 채용을 꺼리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정년 연장 논의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청년들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사회적 선순환을 위한 세대별 계층간 고통 분담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년일보는 채용 시장에서 청년들의 행보와 기업의 채용 진행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그냥 쉴래요”…취준생 아닌 청년 니트족 증가
(中) "신입 보다 경력직 선호"…채용시장 먹구름에 청년 '울상'
(下) “눈 낮춰서 취업”…청년 고용률 하락 속에 채용문 '바늘구멍'

 

【 청년일보 】 올해 상반기 채용시장이 지난해보다 어두울 것이라는 소식에 청년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위기 상황에 청년층의 대기업 선호 현상은 더욱 짙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요구를 받아줄 기업들은 정작 신규 채용에 미온적인 상황이다.

 

이 가운데 자동차와 건설업계 등에서 채용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구직 청년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올 상반기 채용 '한파'…대기업 10곳 중 6곳 "계획 없거나 수립못해"

 

지난달 27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0곳 중 6곳(61.1%)은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기업 중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은 41.3%, 채용이 없는 기업은 19.8%였다.

 

또한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38.9%로, 이 중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59.2%, 줄이겠다는 기업은 28.6%, 늘리겠다는 기업은 12.2%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조사와 비교하면,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28.6%)은 지난해 상반기(26.8%)에 비해 1.8%p 늘었고,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12.2%)은 지난해 상반기(16.1%)보다 3.9%p 줄었다.

 

아울러 한경협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 중 건설업(75.0%)이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보다 구체적으로, 채용이 없을 예정이라고 응답한 업종 중 건설업 비중(33.3%)은 식료품(36.4%)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는 현재 건설업계가 겪고 있는 위기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원자재값 및 미분양 급증으로 인해 신동아건설과 삼부토건 등 다수의 중견 건설사들이 현재 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며, 대형 건설사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건설업계는 대체적으로 적잖은 재무 리스크를 겪고 있다.

 

이에 각 건설사들은 공개적으로 구인 공고를 내기보다는, 이력서를 검색해 적임자를 채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유종현 건설워커 대표는 "소규모 수시 채용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이력서 검색을 통해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온라인 이력서를 등록하지 않고 구인 공고 열람에만 의존한다면, 스스로 구직 기회의 절반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 자동차·건설업 "어렵지만 채용 중"

 

다만, 구직중인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기업 그룹사들은 현재도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라, 이를 두고 구직자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직 중인 한 20대 청년은 "마음같아선 대기업에 가고 싶은데 다들 어려운지 확실히 예전에 비해 체감상 채용시장이 확 쪼그라들었다"며 "그나마 채용도 대부분 경력직 위주라, 신입은 경쟁이 더 치열해진 만큼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 중 한 조사에서 대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선정된 삼성은 이달 중으로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돌입할 예정이다.

 

4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신입사원 정기 채용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의 신입 채용 절차는 직무적합성검사와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면접 등을 거쳐 진행된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22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도 채용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차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간 공식 채용 홈페이지에서 3월 신입사원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채용은 ▲생산·제조 ▲사업·기획 ▲경영지원 등 총 3개 부문, 68개 직무에서 인재를 모집한다.

 

특히 현대차 측에 따르면 향후 울산 EV 전용공장 준공,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으로 생산과 제조 시스템의 기술 혁신이 가속화됨에 따라 이번 채용에선 생산·제조 부문 인재를 집중 채용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는 이번 채용부터 장애인 신입 특별채용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의 일하는 방식 '현대 웨이(Hyundai Way)' 중 하나인 '다양성 포용'을 실현해 조직 역량을 제고하고 장애인의 경력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건설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소식을 알렸다.

 

현대건설 측에 따르면 모집 분야는 토목, 건축·주택, 플랜트, 뉴에너지, 경영일반, 안전 등이며 지원 자격은 정규 4년제 대학(이상) 기졸업자 및 8월 졸업예정자다.

 

지원서는 오는 24일까지 접수하며 인·적성과 1·2차 면접을 거쳐 7월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외국인 유학생 채용도 동시에 진행한다. 외국인 유학생 모집 분야는 토목공학, 건축공학·건축학, 기계·화학공학, 전기·전자공학, 원자력공학, 컴퓨터공학, 자연계열, 인문·사회·상경계열 등이다.

 

지난해 5월부터 신규 아파트 브랜드 '아테라'를 론칭한 금호건설도 이날까지 신입 및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신입사원 모집직무는 건축시공, 기계시공, 전기시공, 토목시공, 환경, 분양, 주택개발, HRM, HRD, 공공영업, 재경(자금관리), 홍보IR, 안전관리 등이며 자격요건은 직무 관련 전공자 및 관련 자격증 소지자 우대 등이다.

 

경력사원 모집직무는 플랜트 건축시공, BI(브랜드아이덴티티), IT시스템운영, 안전관리, 연구개발(토질 및 지반분야) 등이다.

 

단, 안전관리 직무는 공통사항으로 건설안전기사 또는 산업안전기사 등 관련 자격증 소지자 필수다.

 

이외에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8위 중견 건설사 서희건설도 공식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신입 및 경력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 '서희스타힐스'를 운영하고 있는 서희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8%의 부채비율 7%의 차입금 의존도 등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고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장기화되는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서희건설은 안정적인 수주와 원가관리를 통해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래 우수 인재 채용에 앞장서며, 건설산업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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