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 구멍에 잇단 사망사고 "…국회 소환된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사면초가'

등록 2025.03.13 08:00:01 수정 2025.03.13 08:00:08
최철호 기자 cch8815@youthdaily.co.kr

현대엔지니어링 최근 사망사고 연이어 발생…안전관리 '도마위'
주우정 대표, 13일 국회 국토위 출석…안전사고 책임 질타 예고
중대재해처벌법에 영업정지설도 '솔솔'…실적개선 노력에 '찬물'

 

【 청년일보 】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중인 현장에서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회사의 안전관리가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주우정 대표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10여일 만에 자사 아파트 시공현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해 이 다짐마저 무색하게 됐다.

 

잇따른 사망사고 여파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인 전국 80여개 현장이 멈춘데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과 영업정지설까지 흘러나오며 회사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사망사고와 관련 주 대표를 전체회의에 불러 안전대책 준수여부를 추궁할 방침을 밝히면서, 주 대표는 취임 후 수개월만에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13일 건설업계 및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서울세종고속도로 및 평택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국토위 한 관계자는 "이날 전체회의에 주대표를 부르기로 했다"며 "증인이나 참고인 성격은 아니지만 최근 사고와 관련 명확한 원인을 캐묻고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대책을 재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인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데 이어 지난 10일 경기 평택시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사고 이후 불과 2주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일단 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 11일 전국 모든 공사장에 작업 전면 중단을 결정하고 안전대책 재수립에 들어갔다. 사회기반시설(SOC)과 주택 공사장 80여곳이 이에 해당한다.

 

주우정 대표는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사고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지난달 28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안전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연이은 사고를 막지 못했다.

 

기아 재경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재무통' 출신인 주우정 대표는 올 1월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로 취임했다.

 

이후 주 대표는 1조2천억원대의 대규모 적자를 전임 CEO의 손실로 처리하는, 이른바 '빅 배스'(Big Bath) 전략을 취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이같은 전략을 향후 실적개선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잇따른 사고발생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다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오히려 회사의 위기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이며 조사결과에 따라 주 대표도 처벌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에 따르면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경영책임자 등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징역과 벌금을 병과할 수 있고, 법인에 최대 50억원 이하의 벌금 부과도 가능하다.

 

여기에 국토교통부도 영업정지 등 모든 행정처분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 중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영업정지 처분 전에 계약하거나 수주한 사업은 진행할 수 있겠지만 처분기간 동안 신규 영업활동은 금지돼 향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와 행정처분의 결과는 속단할 수 없지만 향후 기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은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연이은 사망사고라는 큰 악재를 맞았다"며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데 이번 사고로 향후 수주 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권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나 잇딴 사고 소식에 조합원들이 우려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 대규모 하자에다 사고 소식까지 더해져 조합원 설득이 쉽지 않을것 같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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