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직원이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AI 자동번역 시스템'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DL이앤씨]](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1/art_17419366301652_11a9f2.jpg)
【 청년일보 】 최근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잇따른 인명사고로 건설업계 내 안전확보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전국적으로 시공현장이 많은 건설사들은 AI(인공지능)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혹시 모를 안전사고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시공사들을 중심으로 건설안전과 관련된 AI 등 신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는 AI기술을 활용한 번역서비스다.
현재 건설업계는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현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이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청년층(15~29세) 건설업 취업자수는 10만5천명으로 전년동월 16만6천명에 비해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건설노조를 통해 올해 노동자 100명 이상 규모의 57개 사업장 내외국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9천417명 중 내국인 노동자는 3천672명(39%), 이주 노동자는 절반을 훌쩍 넘는 5천726명(61%)로 나타났다.
경실련 측은 "건설업 사업장 당 이주 노동자 수 증가속도는 전체 업종에 비해 3배 이상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 DL이앤씨는 외국인 근로자와의 소통 장벽을 걷어내고자 'AI 자동번역 시스템'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앞서 DL이앤씨는 2022년 관리자와 근로자간 양방향 소통 플랫폼인 '어깨동무M'을 자체 개발해 현장에 도입한 바 있다. 어깨동무M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개발, 챗봇을 통해 출입 확인과 안전 공지, 업무 알림 등의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더해 DL이앤씨는 최근 건설 현장에 늘어난 외국인 근로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어깨동무M에 AI 자동번역 기능을 새로 추가했다.
이 기능은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ChatGPT)'를 기반으로, 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안전 수칙과 작업 변경 사항에 따른 신규 위험요소 등 안전 관련 주요 공지사항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제공한다.
기존 현장에서는 새로운 공지사항 발생 시 관리자가 우리말로 된 내용을 일일이 각기 다른 언어로 번역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전달해야만 했다. 하지만 자동번역 기능을 활용하면 중국과 베트남,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등 외국인 근로자의 국적정보를 기반으로 공지사항이 언어별로 자동 번역돼 즉시 전달된다.
DL이앤씨는 AI 자동번역 시스템 도입을 통해 안전 정보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인식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를 작업 전 안전점검(TBM)과 안전사고 사례 알림 등 건설 현장 내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안전 문화 조성에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
이외에도 DL이앤씨는 건설 현장 내 위험 상황을 외국인 근로자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안전교육 자료를 제작해 제공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안전사고를 예측하고 대응할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한창이다.
롯데건설은 성균관대학교 등 6개 기관과 협업해 '작업자 행동기반 AI 안전 모니터링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현장 기술 적용을 위해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 구간 제1공구에서 시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시연회에서 작업자는 총 6개의 웨어러블 센서를 착용하고, 테스트베드 구역 내에서 중장비 충돌·협착, 작업자 이상행동 패턴, 출퇴근 시 건강모니터링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맞춰 작업을 진행했다.
시나리오 중 일부는 디지털트윈(가상 시뮬레이션 모형) 환경에서 구현해 작업자의 행동과 위치가 탐지되는 동시에, 고정형 카메라를 통해 지속적인 모니터링 데이터를 확보한다. 이후 이 데이터는 AI 모델이 탑재된 AI 안전관리 플랫폼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술개발 노력으로 향후 안전사고 예방 및 사고감소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GS건설이 아파트 전기차 화재 조기 감지 시스템 개발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GS건설은 전기차 보급 증가와 함께 공동주택에서의 전기차 화재 대응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지난해 9월 공동주택 전기차 화재 대응전략을 수립 후 LK삼양과 함께 화재 조기 감지기술 검토를 진행해 왔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해당 시스템 공동개발을 위해 LK삼양과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GS건설이 LK삼양과 함께 공동개발에 나서는 '아파트 전기차 화재 조기 감지 시스템'은 크게 ▲전기차 하부 이상온도 감지 시스템 ▲스마트CCTV기반 통합 (주차+보안+안전) 관제 시스템으로 나뉜다.
먼저 전기차 하부 이상온도 감지 시스템은 전기차 하부의 온도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 문제 발생시 관리자가 신속한 대응으로 소방대의 초기대응 시간을 확보해 화재 확산을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두 번째는 스마트 CCTV 기반 통합 관제 시스템으로, 기존 주차 관제 시스템에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주차장 전역에서 화재 위험을 감시하고 실시간 경고를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해, 주차+보안+안전 기능이 통합된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 후 양사는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GS건설은 이번 연구에서 전기차 베터리 하부 구조와 주차장 환경에서의 열 확산 특성을 분석해 감지 시스템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현장 적용을 위한 설계 및 시공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술개발로 전국에 걸친 건설현장에서 한층 고도화된 안전대책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AI기술의 건설업 적용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