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전쟁(中)] 트럼프 관세 쓰나미에 韓 업체 셈법 복잡…조선·방산은 '쾌청'

등록 2025.03.23 08:00:05 수정 2025.03.23 08:00:17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관세 폭탄에 업계 '발등의 불'…주요 업종 셈법 복잡
관세 '무풍지대' 조선·방산업종, 수혜 기대감 '솔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 세계를 타깃으로 삼은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종을 불문한 관세 부과 정책은 국내 기업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산업계는 생존 전략 모색에 한창이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트럼프 2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미국 주도권 확보”
(中) 트럼프 관세 쓰나미에 韓 업체 셈법 복잡…조선·방산은 '쾌청'

(下) 트럼프發 의약품 전쟁 ‘대두’...국내 제약·바이오 생존전략 ‘복잡’

 

【 청년일보 】 지난 1월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국내 산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와 철강·알루미늄, 자동차·의약품 등 부문별 관세 부과 일정을 예정대로 4월 2일이라고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는 우리나라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708억달러(102조1천856억원)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대미(對美) 수출액이 자그마치 342억달러(49조3천471억원) 규모에 달했다.

 

업계 안팎에선 만약 미국 수출용 자동차에 대해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량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날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이곳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양대 가전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셈법도 복잡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과 케레타로 공장에서 각각 TV,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을 생산한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몬테레이·라모스 등 세 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TV·냉장고·전장을 생산하고 있다.

 

양사는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제품 물량 중 멕시코 생산 비중을 공개하지 않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안팎에선 25% 관세가 부과될 시 국내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하락과 그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및 수출국 다변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 확대, 수출 다변화 등 여러가지 방안들을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주요 업종들이 트럼프 관세 사정권으로 시름하고 있는 사이, 관세 무풍지대인 조선과 방산업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력 강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초 당선인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해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MRO(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 조선업 협력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양국간의 협력을 언급한 배경을 두고, 조선업계 안팎에선 쇠퇴한 자국 내 조선업 부흥과 중국의 '해양굴기' 견제 차원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을 최적의 파트너로 삼은 것으로 내다본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조선업은 글로벌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높은 인건비와 산업 구조 변화 등에 따라 줄곧 내리막을 걸었고, 그 사이 중국은 해군력을 한층 강화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조선업이 오랜 기간 쇠퇴하는 동안 중국은 군함 대량 생산 등 조선해양 기술 성장으로 해양굴기에 박차를 가했다"면서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콕 집어 협력하자고 한 건, 그만큼 위기감이 반영된 발언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K-방산업계도 트럼프 2기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향해 GDP의 5% 수준으로 방위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토 국가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나는 그들을 방어하지 않겠다"며 거듭 방위비 증액약속 이행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나토가 독자 안보체제 구축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무기 수출 수혜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방위비 압박으로 자주 국방을 실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K-방산 수출 호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하며 유럽산 우선 구매 정책을 밝힌 만큼, 이는 자칫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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