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외산 의약품’ 규제 강화…“미국 제약바이오 산업 경쟁력 제고”

등록 2025.05.12 08:00:05 수정 2025.05.12 08:00:14
김민준 기자 kmj6339@youthdaily.co.kr

트럼프 대통령, ‘핵심의약품 국내 생산 규제 완화’ 행정명령 발표
美FDA, 외국의 의약품 제조시설 대한 불시 검사 확대…“곧 시작”
바이오협회 “수출 및 현지 생산 등 다양한 진출 방식 검토 필요”

 

【 청년일보 】 미국이 핵심의약품에 대한 국내 생산 촉진을 위한 행보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외국 제조시설 대한 검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선제적·적극적 대응방안 검토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핵심의약품 국내 생산 규제 완화’ 행정명령 발표…외국 제조시설 검사 강화

 

12일 한국바이오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의약품 제조 기반 강화를 통해 외국 의존도 최소화 및 국가 안보 확보를 위해 ‘핵심의약품의 국내 생산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행정명령(이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행정명령은 ▲미국 내 의약품 제조 심사 간소화 ▲외국 제조시설 검사 강화 ▲환경보호청의 미국 내 제조시설 심사 간소화 ▲미국 내 제조시설의 환경 허가 체계 개선 ▲미 육군 공병대의 제조시설 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담고 있다.

 

이 중 우리나라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내용은 ‘외국 제조시설 검사 강화’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행정명령 발효 후 90일 이내 미국 내 공급되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해외 제조시설에 대해 위험 기반의 검사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위험 기반의 검사 수행 시 소요되는 재원을 관련 법률 범위 내에서 외국 제조시설에 대한 수수료 인상을 통해 마련해야 하며, 해외 제조시설에 대해 매년 실시하는 검사 횟수를 국가 및 제조업체별로 구분해 세부사항을 함께 공개해야 한다.

 

◆ FDA, 해외 의약품 제조시설 대상 불시 검사 확대…“美 제조시설과의 형평성 제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6일 FDA는 의료 제품과 식품을 생산하는 외국 제조시설에 대한 불시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전 통보 없는 해외 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불시 점검은 미국과 해외 제조시설 간의 경쟁을 평준화하는 조치로, 인도와 중국에서 시범 운영 중인 해외 불시 점검 파일럿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다.

 

미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FDA의 규제 감독이 표준이 되도록 하는 한편, 해외 제조시설에 대해서도 미국 내 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 감독과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미국 내 검사와 해외 검사 간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이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FDA 내부에서는 그동안 미국 내 제조업체에는 예고 없이 방문해 자주 실사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외국 제조시설에는 사전 통지를 통해 몇 주간의 준비할 시간을 부여한 뒤, 실사한 탓에 감독 절차의 무결성 훼손 등 공정성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제기돼 왔다.

 

마카리 FDA 국장은 “사전 통보 없는 해외 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불시 점검은 곧 시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제약바이오에 부담 가중 전망…“대응책 검토·마련 등 필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면서 그동안 의약품 제조시설 등이 미국 외부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있었다”면서 “그 결과, 인도와 중국이 약진할 수 있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 같은 기업들과 국내 의약품 CMO(위탁생산) 산업의 성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이번 움직임은 자국 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보호 목적도 있지만, 지금보다 더 자국의 제약·바이오 기업 및 산업의 경쟁력이 낮아지면 나중에는 설 자리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고자 규제를 강화하려는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중심은 미국이고 모든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간다”라고 천명하며 활동하는 움직임에 대해 미국이 영향력 제고를 위한 움직임 중 하나로 보여지며,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 이전부터 오랫동안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정책 동향을 보면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또 지나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담겨있는 것 같다”면서 우려를 표현하면서 민·관이 한 뜻으로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대응해야 함을 조언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이번 행정명령과 불시 검사 확대 계획에 따라 미국 시장에 수출 및 진출하는 국내 제조시설의 품질 관리 및 규제 대응 관련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행정명령을 비롯해 최근 미국 의약품 제조시설 관련 심사 간소화 및 환경 규제 완화 움직임은 미국 내 제조시설 구축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인 국내 기업들은 수출 및 현지 생산 등 다양한 진출 방식에 대한 정보 접근과 검토가 필요하며, 규제 완화의 혜택뿐 아니라 관련 법령 및 운영 부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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