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신춘호' 정신 그대로”…'60돌' 농심 '글로벌 도약' 속도

등록 2025.06.02 08:00:00 수정 2025.06.02 08:00:06
신현숙 기자 shs@youthdaily.co.kr

고(故) 신춘호 창업 정신 계승…글로벌·친환경·고품질 3박자 경영
올 1분기 매출 증가 속 수익 개선 숙제…내수·해외 균형 전략 주목
‘히스토리 패키지’부터 툼바 열풍까지…60주년 브랜드 자산 재조명
2030년 유럽 매출 4배 목표…녹산공장·현지 법인으로 인프라 강화
‘한국의 맛’으로 글로벌 무대 도전장…K-브랜드 위상 제고에 집중

 

【 청년일보 】 “국내는 물론 세계인에게도 한국의 맛을 전한다”는 농심의 기업 철학은 창업주 고(故)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핵심 가치다.

 

‘신라면’이라는 브랜드 하나로 ‘한국의 매운맛’을 세계에 알린 그는 생전 “음식은 사람의 건강을 좌우하는 만큼, 최고 품질의 식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이러한 철학은 지금도 농심의 경영 전반에 녹아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 체제 이후에도 ‘정도 경영’과 ‘글로벌 농심’이라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 실적 반등 속 사업 다각화…내수·수출 균형 잡는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8천930억원, 영업이익 561억원, 당기순이익 5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35%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63%, 1.69% 감소했다.

 

국내 면(麵) 사업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원가 부담과 국내 소비 위축에 따른 판매촉진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은 소폭 둔화됐다.

 

이 중 국내 매출은 6천389억원으로 집계됐다. 라면 가격 인상효과가 3월 한 달치만 반영됐음에도, 라면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에서 라면은 기존과 같이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면서, 스낵 사업 마케팅 활동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군 출시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먹거리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9천117억원, 506억원, 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3%, 15.79%, 7.4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부터는 국내 라면 가격 인상효과가 본격 반영되고, 유럽법인 실적 편입과 함께 북미 시장 내 신라면 툼바 유통 확대가 매출과 이익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는 라면 가격 인상효과가 본격 반영되며, 국내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해외는 북미 중심으로 출하량은 유지되고 가격 인상은 3분기 검토 중이며, 유럽 법인은 2분기부터 연결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농심의 연간 실적도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3조6천354억원, 2천3억원, 1천815억원으로, 전년 대비 5.72%, 22.81%, 15.16%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 '신라면’ 필두로 전세계 공략…유럽은 법인 설립, 남미·동남아시아로도 확장

 

전 세계적인 K-라면 열풍에 힘입어 농심의 수출 확대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4월 라면 수출액은 1억3천514만달러(약 1천885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24.5% 증가했다.

 

농심은 유럽, 남미, 동남아시아 등을 새로운 글로벌 전략 시장으로 삼고 해외 거점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 ‘농심 유럽(Nongshim Europe B.V.)’을 설립했다.

 

유럽 라면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20억달러 규모인 가운데, 농심의 유럽 매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5%씩 빠르게 성장했다. 2023년 한 해에만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유럽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현지 마케팅도 활발하다. 농심은 이달 초 세계적 관광지인 베네치아의 수상버스에 신라면 래핑 광고를 진행했고, 건축 전시회인 ‘베네치아 비엔날레’ 등 글로벌 문화 행사를 활용한 홍보활동도 병행했다.

 

남미 시장 공략도 본격화했다. 농심은 지난 4월 페루 마추픽추 관문 도시인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 라면 체험 공간 ‘신라면 분식’ 1호점을 열고, 글로벌 관광객 대상 브랜드 경험을 확대한 바 있다.

 

해당 매장은 1층 조리 체험 공간과 함께 2~3층은 농심의 브랜드 역사와 주요 제품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으로 구성됐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신라면 툼바를 앞세운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 신라면 툼바는 올해 3월 말레이시아 최대 온라인 플랫폼 ‘틱톡샵’에 국내 라면 브랜드 최초로 입점해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현재 농심은 미국·중국·일본·호주·베트남·캐나다 등 6개국에 5개 생산법인과 4개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27일 부산 녹산공장 내 여유 부지에 수출 전용 스마트팩토리를 착공했다.

 

총 연면적 약 4만8천㎡ 규모로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며, 완공 시 연간 5억개의 수출 전용 라면을 생산할 예정이다. 향후 8개 라인까지 증설하면, 현재 대비 생산능력은 약 3배까지 확대된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 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시장별 특성과 소비 트렌드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며 “신라면을 중심으로 K-푸드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한편, 수출 전용 공장 등 인프라를 기반으로 생산부터 유통, 마케팅까지 전방위적인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국내서도 브랜드 확장…HMR·스낵 등 라인업 확대

 

국내 시장에서도 농심은 브랜드 확장과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제니 바나나킥’, ‘메론킥’ 등 이슈 제품이 소비자의 반응을 얻으며 화제를 모은 가운데, 농심은 이를 계기로 스낵 부문을 제2의 성장축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메론킥은 지난 4월 21일 출시 9일 만에 주요 유통채널 스낵 부문 판매 1위에 올랐으며, 첫 주 판매량은 144만봉에 달해 ‘먹태깡’보다 40%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바나나킥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0% 이상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스낵 제품들이 예상을 웃도는 반응을 얻고 있어, 마케팅과 유통망 확대를 적극 전개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맛과 형태의 신제품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심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신라면·짜파게티·너구리·안성탕면’의 패키지 역사를 담은 ‘히스토리 패키지’를 한정 출시하며 브랜드 유산도 재조명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각 브랜드의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패키지를 랜덤 구성해 소비자에게 재미를 더한 제품으로, 창업주 고(故) 신춘호 회장의 ‘품질 우선’ 철학을 되새기는 의미를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셰프 협업 메뉴 ‘제철맞은 칼빔면’, HMR 브랜드 ‘누들핏’ 신제품 ‘마라탄탄’ 출시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 농심은 라면을 넘어 김치, 스낵, HMR 등 다양한 K-푸드 제품군을 앞세워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K-푸드 대표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전 세계 소비자에게 한국 고유의 식문화를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과 유통채널을 통해 현지 시장과 더욱 밀접하게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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