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리 모습.[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40/art_1759134712716_f1487d.jpg)
【 청년일보 】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보험료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만, 대인·대물 배상금액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상기후 영향에 따른 폭우,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침수 피해 차량 규모는 최근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추세가 올해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올해 국내 자동차보험사업은 적자전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특성상 손해율은 통상 하반기로 갈수록 더 악화되는 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자동차보험료와 이상기후 등은 자체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험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누수되는 보험금 규모를 줄이기 위한 금융당국의 자동차보험 제도 개편에 기대를 걸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손보 상위 4개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6.7%(4개사 단순 평균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2.6%포인트(p) 악화된 수치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5%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p 증가했다.
이는 여름 휴가철·폭염으로 인해 차량 이용량이 증가하고 집중호우에 따른 자동차 사고 증가 등으로 인해 손해율이 큰 폭으로 높아진 영향이다. 더욱이 올해 초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효과도 누적됐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4년 연속 이뤄진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사고 건당 손해액 증가가 더해지면서 손해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올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7000억원의 손실을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대인·대물 보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2023년 도입한 경상환자 제도개선 효과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해급수 12~14급의 경상환자는 치료가 4주 이상 필요하면 2주마다 추가적인 진단서를 제출해야 하고 책임보험금 한도금액을 초과하는 치료비는 피해자 과실 비율을 적용했다. 이에 대인배상 손해율은 전년보다 분기 평균 7.2%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0.6%포인트로 하락 폭이 크게 축소됐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자동차보험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 초 개편안을 발표했다. 보험금 누수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춰 관계 법령과 약관 개정을 통해 향후치료비 근거와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당국은 한의학계 등의 반발이 있으나 지난 6월 관련 법령을 입법예고했다.
아울러 경상환자 제도는 치료기간이 8주를 초과하는 장기 치료를 희망한다면 보험사가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진료기록부 등 추가 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하는 절차가 추가될 예정이다.
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자동차수리비 상승에 대한 주요국 자동차보험의 대응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자동차보험 보험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면 이에 대한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동차보험 대인배상 손해액이 감소하더라도 차량수리비 비중이 높아 차량수리비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보험료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다”며 “해외의 경우 자동차수리비 증가에서 비롯된 손해율 상승과 보험영업이익 적자에 대해 보상 및 차량수리 관행 개선, 자동차보험료 조정으로 대응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이 같은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