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맥도날드의 매장 운영시스템인 'R2P(Receipt to Present : 주문부터 제공까지의 시간)'가 국회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매장 내 조리 속도를 시각적으로 표시하는 이른바 '빨간불 시스템'이 직원들에게 과도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를 상대로 "햄버거 한 개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대표는 "보통 90초에서 120초 정도 걸린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어 "주문이 들어오면 포스기 화면이 처음엔 파란색이었다가 60초가 지나면 노란색, 90초~120초가 지나면 빨간색으로 변한다"며 "맥도날드는 '120초 안에 R2P를 달성하라'는 표준지침을 두고, 이를 매장 평가지표로 활용하고 있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인센티브를 지급할 때 기준이 되는 요소는 아니다"라고 답했지만, 김 의원은 "패널티도 없고 가산점도 없다면 없애면 될 문제 아니냐"며 "빨간불이 켜지면 직원들이 극도의 압박을 느끼고 화상이나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기준이라 없앨 수 없다는 말은, 결국 본사가 이 시스템을 관리·활용하고 있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런 시간 압박 구조가 매장 점장과 매니저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그 스트레스가 다시 직원 괴롭힘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며 "속도 경쟁이 아닌 노동자의 안전과 존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노동자 사망 사건도 발생했다. 피해자는 괴롭힘을 신고했지만 본사는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다. 두 달 뒤 그 노동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본사가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이런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대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려 했으나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 자리를 빌려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