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지난해 거둬들인 성과를 두고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애경은 K-뷰티의 흥행에도 부진한 성과를 기록한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에이피알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내며 K-뷰티의 흥행 기류를 이어갔다.
◆ LG생활건강·애경산업 실적 후퇴…"채널 재정비·중국 부진"
먼저 채널 구조 조정과 해외 사업 재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기업들의 실적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조3천555억원, 영업이익은 1천70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7%, 62.8% 감소했다.
프리미엄뷰티와 데일리뷰티 부문 주력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유통채널 재정비와 국내외 인력 효율화 과정에서 발생한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4천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72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해외 지역별로는 미국과 일본이 각각 7.9%, 6.0% 성장하며 선방했지만, 중국은 전년 동기 기저 부담으로 16.6% 감소했다. 이에 따라 4분기 전체 해외 매출은 5.0% 줄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미국·일본 성장에 힘입어 해외 매출이 1.2% 성장했다.
화장품 사업부(Beauty) 4분기 매출은 5천663억원으로 18.0% 감소했고, 영업손실 81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더페이스샵, VDL 등 해외 전략 브랜드의 판매 호조와 더후, LG프라엘 등 주요 브랜드의 신제품 출시로 브랜드 경쟁력은 유지했지만, 면세 물량 조정 등 유통채널 재정비와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화장품 사업 매출은 2조3천500억원으로 16.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976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경영 목표를 '과학에 기반한 뷰티·건강 기업(Science Driven Beauty & Wellness Company)'으로 제시하고 한 자리 수 매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커머스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등 고성장 채널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북미와 일본 등 성장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고성장 채널과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브랜드를 집중 육성할 것"이라면서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고도화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애경산업 역시 지난해 실적 성장세가 한풀 꺾이며 다소 둔화된 흐름을 보였다.
애경산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천54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11억원으로 54.8% 줄었다. 중국 실적 부진과 국내 소비 경기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천629억원으로 4.8% 감소했고,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화장품 사업 4분기 누적 매출은 2천150억원,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각각 17.8%, 74.1% 감소했다.
애경산업은 중국 사업 구조 재편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으나, 중국 외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국가별 소비자 특성과 시장 환경에 맞춘 브랜드 전략을 통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국내외 소비 환경 변화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 Globalization, 성장 채널 플랫폼 대응 강화, 프리미엄 기반 수익성 강화 등의 전략을 수립하고, 시장별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아모레퍼시픽, 영업익 6년 만 '최대'…에이피알 매출 '1조 클럽' 입성
반면 글로벌 사업 확장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앞세운 기업들은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앞선 기업들과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6천232억원, 영업이익 3천6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8.5%, 47.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이후 6년 만의 최대 실적이다.
글로벌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더마·메이크업·헤어 카테고리 호실적, 해외 주요 시장 확장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4조2천528억원으로 9.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천358억원으로 52.3% 늘었다. 매출이 4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브랜드별로는 라네즈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해외 시장 영향력을 확대했고,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에스트라는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며 고성장을 이어갔다.
스킨케어 브랜드 설화수도 성장세를 유지하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다. 글로벌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는 유통 재정비를 마무리하고 4분기부터 매출 성장세로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국내 매출이 2조2천752억원으로 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천449억원으로 2% 감소했다.
온라인, 멀티 브랜드숍(MBS), 백화점 등 주요 채널이 안정적으로 성장했고, 면세 및 크로스보더(국내 본사에서 해외 유통사, 리테일러와 직접 협업해 현지 진출하는 사업모델) 경로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해외 사업은 매출 1조9천91억원으로 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천99억원으로 102% 늘었다.
미주 지역은 라네즈 립·스킨케어 제품 인기와 에스트라·한율 신규 브랜드 론칭, 코스알엑스 더 펩타이드 스킨케어 제품 성과 등을 바탕으로 20% 성장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은 라네즈·이니스프리 고객 접점 확대와 코스알엑스 반등으로 매출이 42% 성장했다.
중화권은 구조 개선을 통해 흑자 전환했고, 일본 및 아시아태평양(APAC)에서도 라네즈, 일리윤, 에스트라 등이 성장을 이끌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중장기 비전 '크리에이트 뉴뷰티(Create New Beauty)'를 바탕으로 글로벌 핵심 시장 집중 육성, 통합 뷰티 솔루션 강화, 바이오 기술 기반 항노화 개발, 조직 혁신, 인공지능 기반 업무 전환 등 5대 전략 과제를 지속 추진 중이다.
에이피알 역시 지난해에도 견조한 실적 성장 흐름을 이어가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에서 개선세를 나타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천273억원, 영업이익 3천65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198% 증가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실현하며 창립 이후 11년 연속 성장을 이어갔고, 영업이익률은 24%를 기록하며 견조한 수익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4분기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천476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천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성장했다.
특히 해외 매출액이 4천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87%를 차지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화장품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화장품 부문은 베스트셀러의 포트폴리오 확대로 4분기 매출이 4천128억원으로 255% 증가했다.
연간 화장품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메디큐브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미국·일본 시장 수요 증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뷰티 디바이스 부문도 4분기 매출 1천229억원, 연간 4천70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메디큐브 브랜드 인지도가 빠르게 확산되며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연간 화장품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해외 전반에서도 성장은 이어졌다. 지난해 해외 전체 매출액은 1조2천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성장했으며, 매출 비중은 55%에서 80%로 대폭 확대됐다.
온·오프라인 채널의 동반 성장으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유럽을 비롯한 기타 지역에서도 고른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전역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에이피알은 올해도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확장 전략을 지속하며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2025년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5천억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해였다"며 "2026년에는 주력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