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침해 vs 자율적 선택"…처갓집양념치킨 '배민온리' 공방가열

등록 2026.02.26 08:00:02 수정 2026.02.26 08:00:13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우아한형제들, 한국일오삼과 '배민온리' 협약 체결…배민 단독 입점
프로그램 참여 가맹점에 중개수수료 기존 7.8%서 3.5%로 인하혜택
가맹점주 "자율적 경영권 심각한 침해…본사 방침 따를 수밖에 없어"
배민 "프로그램 참여, 가맹점주 선택사항…현행법상 저촉 사항 없다"
전문가 "'단독 입점' 마케팅 확산할 것…가맹 사업 부정적 영향 예상"

 

【 청년일보 】 '배민온리' 협약을 둘러싸고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와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일부 가맹점주는 배민온리 협약이 매장의 자율적인 경영 권한을 침해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반면 배민 측은 관련법상 하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의 참여 여부는 자율적으로 이뤄져 문제가 없다며 맞서며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달 27일 처갓집양념치킨 운영사 한국일오삼과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난 9일부터 배달의민족에만 입점하는 가맹점에 수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배민온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배민온리는 배민이 특정 프랜차이즈와 제휴를 맺은 뒤 독점 중개하는 방식으로, 배민과 배민온리 협약을 맺은 프랜차이즈는 원칙적으로 경쟁 플랫폼에 입점할 수 없다.

 

단, 가맹점주가 다른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고 배민과만 전속 거래를 하는 조건으로 배달 중개 수수료는 기존 7.8%에서 3.5%로 인하돼 적용된다.

 

◆가맹점주 "자율적 경영권 심각한 침해"…공정거래법·가맹사업법 위반 소지

 

먼저 일부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이번 배민과 한국일오삼의 배민온리 계약 체결이 자율적 경영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배민온리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배민 이외의 경쟁 플랫폼(쿠팡이츠, 요기요) 등에 입점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거론하고 있다.

 

서울에서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과의 충분한 소통도 없이 배달 플랫폼과 이러한 계약을 맺은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이번 계약은 각 가맹점주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배민에만 입점할 경우 쿠팡이츠, 요기요 등에서 들어오는 주문 자체를 받을 수 없게 돼 결론적으로는 총 매출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일선의 가맹점주의 이해 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같은 지역에서 또 다른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도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라며 "배민에만 입점할 경우 그간 배달 플랫폼 3사를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편성하고 있었던 시스템 자체를 변경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배민에만 입점하는 게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라며 "최근 들어 배민이 아닌 경쟁사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배민 측은 배민온리 참여는 가맹점주의 자율적인 선택에 달려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선 가맹점주들은 사실상 본사의 기조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 해당 브랜드의 점포를 운영하는 또 다른 가맹점주는 "배민은 표면적으로 이를 '자율적인 참여에 달렸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본사의 지침과 권장에 따를 수밖에 없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압박을 받는 가맹점주는 결국 반강제로 배민온리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다"고 짚었다.

 

이처럼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24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는 우아한형제들과 한국일오삼이 체결한 배민온리 계약에 대해 공정거래법 및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특히 이들 단체는 배민이 점유율 60%에 달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의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배민온리 계약이 공정거래법상 ▲배타조건부거래행위(제5조 1항 5호)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제45조 1항 3호) ▲거래상지위 남용행위(제45조 1항 6호)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배민 "현행법상 문제 없어…"대다수 가맹점주, 협약 취지에 공감"

 

반면, 배민 측은 이번 배민온리 협약이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을 뿐더러, 대다수의 가맹점주가 협약 취지에 공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민 측은 "가맹점주의 수익 증진과 고객 혜택 확대를 위하여 상생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라며 "대다수 가맹점주가 이번 상생프로모션에 대한 취지에 동감하며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또한, 업체 측은 한국일오삼 측과 진행하는 '상생 프로모션' 참여 여부는 가맹점주의 자율적 선택에 달려 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배민은 "상생프로모션은 가맹점주의 자발적 선택으로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참여한 후라도 언제든지 미참여로 변경 가능하다"며 "가맹점주는 각자의 영업 전략과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당사가 제공하는 혜택이 다른 플랫폼을 통한 매출 기회비용보다 크다고 판단했을 때 선택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모션에 참여하지 않는 가맹점주도 일반 업주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영업을 지속할 수 있으며, 앱 내에서 브랜드관 노출 제외와 같은 불이익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배민의 행보가 가맹점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여지가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플랫폼 업계의 한 전문가는 "플랫폼 업체의 입장에서는 자율적 선택 가능성을 강조하며 관련 프로그램 확대에 속도를 붙이겠지만, 현장의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이를 배달 중개 수수료에 이은 심각한 경영권 침해로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그래도 높은 배달 중개 수수료로 매출의 상당수를 플랫폼에 지불하고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을 통하지 않는 방식으로 매출을 창출하는 경로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공정하거나 바람직한 행보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이번 배민온리 협약의 경우 가맹점주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은 상태로 진행됐다는 게 문제"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와 같이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기조와 방침에 따라 움직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배민 측의 '자율적 선택'이라는 논리는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배민온리의 이번 시도는 전체 배달 플랫폼 업계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각 플랫폼별로 프랜차이즈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노력이 강화될 것이고, 이에 따라 가맹점주들의 자율적 경영권 역시 크게 제한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프랜차이즈 산업 전문가는 "배민온리 협약으로 가맹점주의 자율적 경영권을 사실상 제약하는 플랫폼들의 행보가 확장된다면, 가맹점주들의 사업 여건은 점차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인 수익을 위해 가맹점주의 이해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을 한 프랜차이즈는 장기간 생존하기 어렵다"며 "본사 차원의 심도 있는 숙고가 필요한 지점"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배민은 현재로서 이번 사례와 같은 배민온리 협약을 확대 적용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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