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배우자가 없는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이유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 아닌, 열악한 주거 환경과 고용 불안 등 구조적 결핍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이 발표한 '한국의 혼인 실태와 인식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만 19~49세 무배우자 1천2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 의향이 있음에도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적당한 상대를 찾지 못해서'(43.2%)가 꼽혔다. 이어 '주거비용 마련의 어려움'(20.0%)과 '안정적 일자리 부족'(19.5%)이 뒤를 이었다.
◆ '적당한 상대 부족'은 개인 취향 아닌 '구조적 미스매치'
보고서를 집필한 김은정 부연구위원은 '적당한 상대가 없다'는 응답을 표면적인 개인의 선택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 특성상 소득 수준이나 기업 규모 등 경제적 자원이 이성 교제와 혼인 가능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심화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소득 격차는 청년들이 관계를 형성할 기회 자체를 제약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결혼 시장에서의 '미스매치'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즉, 청년들이 원하는 '결혼 가능 조건'을 갖추기 어려워지면서 비자발적으로 혼인이 지연되는 '구조적 만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 2022년 이후 혼인율 반등…90년대생이 핵심
실제로 한국의 조혼인율은 2015년 이후 급락하다가 2022년(3.7명)을 기점으로 반등해 2024년 4.4명까지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이러한 흐름은 30~34세 연령층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90년대생 코호트는 이전 세대에 비해 결혼 필요성을 낮게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현재 혼인이 집중되는 연령대(만 26~35세)에 진입해 있어 향후 혼인율 향방을 결정할 핵심 세대로 지목됐다.
◆ 정책 패러다임 전환 시급…"만남 기회와 경제적 조건 병행 지원해야"
전문가들은 혼인 감소의 근본 원인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화 및 양질의 일자리 부족'(8.26점/10점)을 1순위로 꼽았으며, '주택 가격 상승'(8.11점)이 그 뒤를 이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제 정책의 방향은 단순한 결혼 장려를 넘어 청년들의 주거와 고용 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확대하는 '결혼 가능 조건 완화'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특히 인구 규모가 큰 90년대생을 대상으로 주거·고용 지원을 집중한다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