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22년 전 '영재교육 진흥법'이 제정될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영재 비율이 전체 학생의 5-15%라는 점을 근거로 서울시 영재교육 대상자도 향후 2-3%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었다.
재능이 우수한 학생을 조기 발굴해 능력과 소질에 맞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인재를 확보한다는 취지의 영재교육은 2019년 현재 전국 초중등 학생수 545만 2805명 가운데 9만9998명이 영재교육 대상자로 1.83%의 비율을 유지하며 전국 2280개의 영재교육기관에서 교육받고 있다.
서울교대 영재교육원이 정부 시책에 맞춰 선교육 후선발과 누구나 과학영재교육을 받을수 있는 기회 제공을 위해 선발 방법을 변경했다.
지난 9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수학, 과학, 정보 각 분야별로 수 차례의 온라인 교육을 실시한 후 학생이 제출한 과제물을 평가하여 일정 수준을 통과한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예전과 달리 1차 전형을 통과하고 최종 선발되지 않은 학생의 경우도 2021년도 서울교육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의 온라인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영재교육 기회 제공의 확대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초등융합과정 수학심화 40명, 과학심화 60명, 정보심화 20명, 중등융합과정 수리정보심화 20명, 과학심화 20명을 최종 선발하는 과정에 접수 마감일까지 1380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특히 초등과학 심화 과정에는 666명이 지원해 약 11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해까지 지필(시험)평가와 면접으로 선발했던 방식이 전환되어 영재성과 학습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과제수행능력을 평가하는 온라인 과제가 주어졌는데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 많은 학생들이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나침판과 막대자석이 품절되는 희귀(?)한 현상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전형방식이 바뀌면서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영재교육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선발방식과 관련 선행교육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묻고, 시험 위주의 교육을 받아 영재원에 합격한 아이들이 개인간의 수준 차이로 인해 좌절을 경험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기도 했다.
아이들이 직접 수행한 과제들이 잘 평가된다면 실제 영재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아이들에게 영재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제공을 통해 영재교육이 지향하는 교육에 대한 관심을 유발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우려도 없지는 않다. 과제를 부모들이 대신 해주는 경우를 우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사한 선발방식을 먼저 시행하고 있는 고대영재원의 경우 재원생 부모들의 평가는 부모손을 탈 것이라는 우려는 면접과 관찰 수업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온라인 수업을 듣는 동안 수강과정을 중시하고, 성실한 자세와 태도가 좋은 아이들이 타인과의 소통을 중심으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서 1회성 시험보다 장점이 많았다는 의견이 많다.
영재교육과 관련 영재의 구분에 보편적으로 인용되고 있는 가네(Gagne)의 이론은 구분의 기준으로 영재성(giftedness)과 재능(talent)을 구분하고 있다. 영재성은 한 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동일 연령 집단의 상위 10% 이내에 들 정도로 능력이 현저히 뛰어난 경우를, 재능은 동일 연령 집단의 상위 10% 이내에 포함될 정도로 체계적으로 능력이나 지식을 개발하여 현저하게 숙달한 경우를 말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정한 영재교육진흥법에서는 영재를 ‘재능이 뛰어난 사람으로서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하기 위하여 특별한 교육이 필요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특별한 교육이 필요한 사람에게 특별한 교육을 제공하며 그 특별한 교육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는 공정하고 폭넓게 제공함으로써 교육의 성과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서둘러 다가온 온택트 시대에 그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온라인 교육을 통한 교육 참여 기회의 확대와 소통을 통해 아이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다른 다양성이 모여 만들어낼 우리의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