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몇 살이시니"...LS증권, 입사지원서에 가족정보 요구 '빈축’

등록 2024.09.11 08:00:00 수정 2024.09.11 08:00:10
신한나 기자 hannaunce@youthdaily.co.kr

LS증권, 채용과정에서 '부모님 나이' 등 가족 관계 수집 논란
서류 전형 단계에서 '형제관계·부모이름·부모나이' 필수 기입
지원자 "시대에 동떨어진 입사 지원서"...비판의 목소리 제기
타 증권사 "채용 단계서 지원서에 가족관계 사항 기재 안해"
고용노동부·인권위 "가족관계 사항 기재...'채용차별' 가능성"

 

【 청년일보 】 최근 경력직 직원 채용공고를 낸 LS증권이 '부모님 나이' 등 가족관계 사항을 포함한 입사지원서를 요구하고 있어 적잖은 빈축을 사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에서도 불필요한 인적사항을 배제한 블라인드 채용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LS증권의 채용공고에 대해 '구시대적이다'라고 지적하는 등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LS증권은 최근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는 수시모집 공고를 냈다.

 

LS증권은 이번 수시모집을 통해 ▲홀세일 ▲리서치 ▲본사지원 ▲총무 ▲경영전략 ▲홍보 ▲인사 등 7개 분야의 경력직 직원을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LS증권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서류를 접수하고, 이후 서류전형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무 임원면접 ▲CEO면접 ▲채용검진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현재 논란이 되는 점은 LS증권이 서류전형 단계에서 '가족사항'을 포함한 입사지원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서류전형 단계에서, 인적 사항에 형제관계와 부모의 이름, 부모의 나이를 기입하지 않을 경우 다음 내용으로 넘어갈 수 없게 설정돼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지원자들은 '시대에 동떨어진 입사지원서 작성 방식'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지원자 A씨는 "아직도 가족관계를 적으라고 하는 곳이 있냐"고 반문하며 "입사 지원 단계부터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전했다.

 

지원자 B씨는 "타 증권사에 지원할 때 가족관계를 적어낸 기억이 없다"라며 "많은 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상황에서 업무와 관련성이 없는 부모의 나이까지 수집하는 점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중반부터 학력·경력·자격증·어학점수·해외활동 등의 요소 보단 지원자의 인성·업무적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블라인드 채용방식을 적용하지 못하는 기업들도 '신체조건', '가족관계' 등 직무와 관련 없는 내용의 수집을 자제하고 있다.

 

아울러 타 증권사들도 입사 지원서에 가족관계 정보에 대해 미기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일보 취재에 따르면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현대차증권 ▲신영증권 등 타 증권사의 입사 지원 단계를 살펴본 결과 직무와 연관성이 없는 가족관계 등을 수집하는 사례는 없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은 신입 및 경력직원 채용단계에서 가족관계 사항은 기재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번 LS증권 채용공고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국가인권위원회도 '채용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경우 블라인드 채용이 사실상 의무화된 상태”라며 "민간기업에도 공정한 채용문화 확산을 위해 블라인드 채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가족관계를 비롯해 부모의 나이를 기재하는 것은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고용노동부에서는 이를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라며 "고용노동부는 직무와 관련 없는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인권위원회 관계자는 "국민인권위원회는 과거 기업들에게 가족관계 등 개인능력이나 수행업무와 연관성이 적은 정보를 입사지원서에 기재하는 것이 '채용차별'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공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LS증권은 가족사항 입력이 채용 과정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LS증권 관계자는 "가족사항 기입란은 과거에 진행한 채용양식을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 남은 것"이라며 "스페이스바 하나만 쓰거나, 작성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채용 과정에서 큰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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