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KB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순이익 5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기반의 이자 이익은 약 13조원에 이르렀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5조78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전년(4조5천948억원)대비 10.5% 늘어난 수치다. 국내 금융지주사가 연간 순이익 5조 원을 돌파한 것은 KB금융이 최초다.
세부적으로 순이자이익(12조8천267억원)이 5.3% 증가했다. 다만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그룹과 은행의 연간 순이자마진(NIM)은 각 2.03%, 1.78%로 1년 사이 0.05%포인트(p)씩 낮아졌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자이익 증가에 관해 "연간 기준 순이자마진 하락 추세에도 불구, 대출 수요가 늘어 은행의 대출자산 평잔이 증가하고 카드·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자이익 기여도 역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순수수료이익(3조8천496억원)도 4.8% 불었다.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중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등으로 은행과 부동산신탁의 신탁 보수가 줄었지만,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이 약 1천억원 늘고 투자은행(IB) 부문의 증권업 수입수수료도 증가했다는 게 KB금융의 설명이다.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은 3조2천5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0.3% 줄었다. 하지만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ELS 손실 피해 보상 관련 대규모 일회성 비용 처리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상당 폭 증가한 셈이다.
KB증권, KB손해보험, KB카드, 라이프생명의 순이익은 각 5천857억원, 8천395억원, 4천27억원, 2천694억원으로 50.3%, 17.7%, 14.7%, 15.1%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따로 보면, KB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은 6천829억원으로 전년 동기(2천183억원)의 3배를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의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1조7천324억원)이나 직전 3분기 순이익(1조6천14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희망퇴직 비용 인식, 계절적 요인에 따른 보험 실적 축소 등의 영향이다.
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의 작년 4분기 기준 NIM(1.98%·1.72%)은 3분기(1.95%·1.71%)보다 각 0.03%p, 0.01%p 오히려 높아졌다. 가계대출 수요 관리를 명분으로 대출 금리는 계속 올리면서 예금 금리만 낮춘 결과로 해석된다.
아울러 KB금융지주는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주주 환원 차원에서 5천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결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51%에 이르는 만큼, 앞서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13%를 초과하는 약 1조7천600억원의 자본을 올해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