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1/art_17418233260758_e2c1bb.jpg)
【 청년일보 】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및 트럼프발 관세 정책 등 대외적 불확실성으로 국내 가전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적인 관세 조치로 대응 전략 마련에 여러가지 시나리오들을 검토하고 있다.
양사는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두고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가, 내달 2일까지 유예한 상태지만 고관세 우려로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 검토 등 셈법이 복잡하다.
1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시시각각 변하다보니 국내 가전업체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당초 2월 4일부터 이웃 국가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발효 하루 전에 이를 한 달간 전격 유예한 바 있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3월 4일부로 부과 예정이었으나, 이틀 뒤인 6일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을 준수하는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 부과를 또 다시 한 달 연기하는 조취를 취했다.
이처럼 삼성·LG전자는 한숨을 돌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관세정책에 혼란이 가중되며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관세 정책으로 시장의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지만 멕시코에 생산거점을 둔 가전업계 입장에선 대응책 마련을 위한 시간을 번 셈"이라면서 "한편으로는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으로 쉽사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기존에 맺고 있던 무역협정(USMCA)에 근거해 그동안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해왔다.
삼성전자의 경우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과 케레타로 공장에서 각각 TV,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을 생산한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몬테레이·라모스 등 세 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TV·냉장고·전장을 생산하고 있다.
양사는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제품 물량 중 멕시코 생산 비중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일각에선 4월부터 25%의 고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 하락과 그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비용과 만만치 않은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선뜻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인건비 같은 경우 미국 근로자는 멕시코 근로자 대비 8배 이상 비싼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 확대와 생산 다변화 등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것은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지금으로선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으며 상황 변화를 봐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가전 수요 감소와 더불어 '관세 날벼락' 등 가전 업체들은 이중고에 직면했다"면서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워낙 불확실성이 커 국내 기업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 여·야·정이 국가 차원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